지난달 전세계 자동차 매니아들의 관심은 아우디의 레이싱카 R10에 쏠렸다. 직분사방식의 디젤엔진 TDI(Turbo Direct Injection)를 장착한 R10은 ‘75회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영예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아우디가 독자 개발한 TDI를 한번 시험해볼 생각에 만나본 럭셔리 SUV인 Q7는 이 같은 명성을 고스란히 실감하게 만들었다. 가장 먼저 받은 인상은 거대한 덩치가 주는 위압감이었다. 길이 5,086㎜에 너비 1,983㎜로 동급 SUV 중 가장 넓은 실내공간과 넉넉한 적재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거대한 차체에서 뿜어져나오는 파워는 주행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시내 주행에서는 물 위를 스치듯 부드러우면서도 다이나믹한 드라이빙의 묘미를 전해주는 세단의 면모를 보여주는가 싶더니 고속도로에서는 곧장 튕겨나갈 듯한 힘으로 스포츠카로 돌변하는 느낌이었다. 최고출력 233마력, 최대토크 51.0㎏ㆍm을 자랑하는 TDI 엔진은 운전자의 발끝에 빠르게 반응하면서 단숨에 대형 SUV를 스포츠카로 탈바꿈시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단 9.1초.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자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는 상체가 조금 젖혀지면서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비상할 때의 기분을 느꼈다고 전했다. 기존 디젤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Q7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정속 주행에서는 마치 먹이를 눈앞에 둔 맹수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가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일순간 저음의 포효와 동시에 먹잇감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드는 느낌이었다. 왜 TDI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SUV와 디젤엔진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버렸다는 평가를 받고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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