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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자서전 펴낸 박맹호 민음사출판그룹 회장

"소설가의 길 접은게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책은 인간의 DNA를 이루고 있고 인간은 책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습니다. 출판의 앞날에 비관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한국 출판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독자의 구미에 맞게, 적절한 타이밍에 좋은 책을 펴내면 출판산업은 계속 발전할 것입니다."

한국 출판사(史)의 산증인이자 국내 최대 단행본 출판사인 민음사출판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맹호(사진) 회장이 팔순을 맞아 생애 첫 자서전을 펴냈다. 출판에 대한 그의 깊고 오랜 애정을 보여주듯 자서전 제목도 '책(민음사 펴냄)'으로 정했다.

박 회장은 11일 서울 무교동 한미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소설가의 길을 포기하고 출판에 뛰어든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내 능력을 스스로 간파하고 과감하게 소설가의 길을 포기한 것이다. 남들보다 먼저 훌륭한 작품을 만나고 나면 그 쾌감이 강렬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문리대를 다니며 소설가의 꿈을 품었던 박 회장은 시사지 '현대공론'에 '해바라기의 습성'이라는 작품이 당선되면서 자신감이 한껏 부풀었다. 하지만 한국일보 제1회 신춘문예에 응모한 '자유 풍속'이 당선될 뻔했으나 독재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미련 없이 소설가의 길을 포기하고 지난 1966년 민음사를 설립했다.



박 회장은 출판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세련된 책에 대한 갈증을 꼽았다. "한국전쟁 이후 물질적 조건이나 문화적 감각은 폐허에서 막 벗어난 수준이었어요. 책을 찍어내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는 상황에서 북 디자인까지 고려하는 것은 무리였지요. 당시 대부분의 책이 일본 책을 모방하거나 해적판 수준이었지만 언젠가는 내 손으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책들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의 자서전에는 고은 시인과 만나 의기투합해 출판 동지이자 평생의 우정을 계속한 이야기, 김현ㆍ김치수 등과 함께 '세계 시인선' '오늘의 시인 총서' 등을 기획해 시집 열풍을 불러온 이야기, 정병규씨를 만나 그를 디자이너의 길로 이끌고 함께 책 디자인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 건국 이래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이문열의 평역 '삼국지' 출간을 둘러싼 이야기 등 한국 출판사의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담겨 있다.

'이제는 쉬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회장은 "쉬는 것이 내게는 제일 큰 고문"이라며 "1998년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하기 시작했을 때는 100권 정도를 목표로 했는데 (지금까지 총 306권을 출간했으니) 할 수만 있으면 1,000권까지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영원한 현역' 박맹호 회장의 출판에 대한 애정과 의지는 여전히 각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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