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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위한 행진곡' 김무성·문재인 제창…최경환은 안불러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18일 오전 열린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에서 제창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됐던 ‘님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되자 기념식에 참석했던 여야 정치인들은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정치적 색채’를 드러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합창이 시작되자 노래를 따라 불렀지만, 정치인 출신으로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은 제창하지 않아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기념사에 이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기념공연 순서가 되자 현장에서 기념식에 참석중이거나 TV 생중계를 통해 기념식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시선은 맨 앞줄에 앉은 여야 정치인들의 ‘입’에 집중됐다.

특히 ‘님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기념식 제창을 불허한 정부 방침과 다른 입장을 밝혀온 여권 인사들이 합창 공연 때 이 노래를 제창할지 관심의 대상이었다.

2009년부터 ‘님을 위한 행진곡’은 참가자가 모두 부르는 제창이 아닌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 형태로 불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18분부터 2분 남짓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성악가와 합창단이 “사~랑도 명예~도…”를 시작으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자, 비가 내려 우비를 입은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최경환 총리대행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도 함께 자리에서 기립했지만 노래가 끝날 때까지 입을 굳게 다문 채 듣기만 했다.

정부의 ‘제창 불허’ 방침을 그대로 이행한 것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해 이정현 최고위원,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김영우 대변인 등 여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불렀지만 태극기를 흔들지는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문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제정을 놓고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대치’하자 “(정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은 않지만 (내가) 제일 큰 소리로 부르겠다”며 중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5월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5·18 주제가로 선정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이 노래는 김 대표가 민주화 투쟁 시절 하루에도 몇 번씩 불렀던 노래로, 기념식에서 노래를 중단시켜 국론을 분열시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정부의 제창 불허에 ’항의‘라도하듯 태극기를 흔들며 힘차게 노래를 불렀다.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전병헌 최고위원,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 유은혜 대변인,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등 참석 의원 전원은 손에 들고 있던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노래를 큰 소리로 제창했다.

당초 문 대표와 야당 의원들은 정부 공식행사 대신 시민단체가 별도로 여는 기념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논의 끝에 정부 행사에서 이 노래를 제창키로 방침을 정하고 행사에 참석했다.

입법부의 수장인 정의화 국회의장도 새누리당 출신이기는 하지만 평소 밝혀온대로 태극기를 흔들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고, 박형준 국회사무총장도 제창 대열에 가세했다.

한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님을 위한 행진곡 논란과 관련, “보훈처가 ’님‘이 마치 김일성인 것처럼 왜곡시키고 있다”며 “보훈처가 부정적인 인식에 편승해 종북 덧씌우기 행동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앞장선 박 보훈처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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