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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로펌 성공시대] <9> 법무법인 나우리

이혼 등 가사분야 특화… 수임사건 80% 차지

재산분할·양육비·자녀문제 등 많은 경험으로 승소·중재 이끌어

작년부터 전문 상담소도 운영… 마음의 고통까지도 보듬어줘

이명숙 법무법인 나우리 대표변호사가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가사사건 변호사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년 이상 가사사건을 담당해 온 가사사건 전문 변호사로 꼽힌다. /권욱기자

20년차 부부인 남편 A씨와 부인 B씨는 가게를 함께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가게 영업이 안정권에 들어서고 충분한 수익을 내자 부부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다. A씨가 값비싼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자주 외박했기 때문이다. 가게에 무관심한 A씨가 경제권까지 독점하자 B씨의 불만은 점점 커졌다. 결국 B씨는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부부의 이혼을 허가하지 않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가정생활에 소홀한 것과 경제권을 독점한 것 등에 대해 B씨가 불만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취미생활 등을 계속했다"며 "A씨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정작 부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원고 일부 승소를 선고했다.

1심에서 패소해 절망하던 B씨에게 승리를 안겨준 법무법인이 바로 나우리였다. 항소심부터 B씨를 대리한 이명숙 나우리 대표변호사는 A씨가 결혼생활에 충실하지 않았고 가게운영에 무관심했던 점과 부부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점 등을 내세워 승소를 이끌었다.

특히 B씨가 오랫동안 홀로 가게를 운영하며 재산을 늘렸지만 A씨는 이혼소송이 제기된 뒤에도 취미생활에 열중하며 돈을 쓰기에 바빴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대표의 전략은 맞아떨어져 승소는 물론 B씨에게 80%라는 높은 비율의 재산분할 판결을 안겨줬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법무법인 나우리는 이혼 등의 가사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가사전문 로펌이다. 민·형사 사건을 주로 수임하면서 가사 사건을 곁다리로 취급하는 일반적인 로펌과 달리 나우리는 수임 사건의 80% 이상이 가사 사건과 관련돼 있을 정도로 높은 전문성을 자랑한다. 이를 증명하듯 이 대표는 가사사건만 20년 이상 다뤘으며 현재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과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변호사뿐만 아니라 소속 변호사들도 재산분할과 양육비 등 가사 사건과 관련한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처럼 나우리가 전문 로펌으로 성장하게 되자 일부 나우리 출신 변호사들은 여성가족부 등 유관기관에 근무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나우리는 법률적 보호 외에 심리적 보호가 필요한 이혼사건의 특성을 고려해 의뢰인이 전문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법무법인 나우리 부설 부부가족상담소'는 단순한 법적인 승리 외에 마음의 고통까지 쓰다듬어 주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전문 상담을 통해 의뢰인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과거보다 감정적으로도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게 나우리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가사 사건은 다른 민·형사 사건과 다르게 의뢰인 본인의 전 인생을 이야기하며 일생일대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승소 외에 의뢰인이 겪고 있는 불안감과 배신감, 좌절감 등을 위로해주고 앞으로의 비전 등을 제시해주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우리는 가사사건은 전문 로펌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사사건의 경우 일반 사건과 달리 재판부의 재량이 넓기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소송의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부 로펌에서는 재산분할에 지나치게 집착해 상대방의 재산을 중복 계산하거나 성과급을 조회하기 위해 직장에 사실조회신청을 하는 등의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럴 경우 재판부는 의뢰인에 대해 '재산분할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데 이는 승소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승소를 위해서는 재판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잘 파악해 이를 부각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전략은 가사사건 로펌으로서 오랫동안 쌓은 경험을 통해 가능하다고 나우리 변호사들은 입을 모은다.

게다가 최근에는 가사소송법 개정으로 새로운 제도들이 많이 도입되고 있으며 가정법원도 사전처분제도와 양육비 확보제도 등의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변화는 가사사건을 많이 다루는 전문 로펌이 아니면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며 "의뢰인의 권리구제를 위해서라도 전문 로펌을 찾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우리는 '가사사건에서도 변호사는 공익의 대변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단순히 의뢰인이 더 많은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받게 하는 것을 넘어서 의뢰인의 배우자와 자녀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를 고려한 뒤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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