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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세라도 했나, 중견기업에 법인세 폭탄이라니

세무당국이 복지재원 조달을 위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세무사찰을 강화한다더니 이젠 중소·중견기업들에까지 저인망을 넓히고 있는 모양이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50위 기업의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이 5,48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9.9% 늘었다고 한다. 2012년의 증가율이 2.7%에 그쳤던 데 비하면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더욱이 이들 기업의 지난해 이익 증가율은 2.5%에 지나지 않았다. 법인세 부과액은 지나치게 비균형적이다. 법인세 부담 탓에 코스닥 50대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 정도다. 심지어 영업적자를 본 기업에까지 법인세를 물렸다고 한다.

불황 속 세금폭탄은 비단 중견기업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상장사 매출 상위 100대 기업(금융사 제외)은 매출이 14.4%나 감소했는 데 반해 법인세 부담은 고작 0.04% 줄었을 뿐이다. 100대 기업에 사실상 14% 이상의 증세가 이뤄진 셈이다. 통계수치는 대기업에도 세무조사가 징세의 수단으로 쓰였음을 보여준다. 효성과 OCI·포스코 등 대기업 7곳은 지난해 세무조사를 통해 8,101억원의 법인세가 추징됐다.

세무조사가 매번 법인세 추징으로 연결된다면 이는 사실상의 증세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경영이 어려운 기업으로서는 이중의 타격일 수밖에 없다. 극심한 내수침체에 STX나 동양 등 수많은 기업이 부도 위기로 몰리면서 기업환경이 최악으로 내몰리는 상황 아닌가. 정부가 앞장서 경영환경을 개선해주기는커녕 세금 방망이나 휘두르고 있으니 보기에 민망하다.



중견기업에 대한 세금폭탄은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 박근혜 대통령의 중기 활성화 정책에도 역행한다. 저성장과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할 핵심 동력은 중견기업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견기업이 탄탄해져야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산업의 허리인 중견기업의 성장판을 막아버리는 잘못된 과세관행이라면 바로잡아 마땅하다. 세금은 기업의 성장 결과를 토대로 거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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