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달 도매물가 상승률이 중소기업들과 농가의 비용 급증으로 27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2일 일본은행(BOJ)은 일본 기업들의 에너지 및 원자재 비용을 나타내는 기업물가지수(CGPI) 상승률이 지난 7월 7.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81년 이후 27년만의 최고치로 지난 6월 수정치인 5.7%를 크게 웃돈 것이다. 올초 원유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것이 일본 도매물가 상승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테이코쿠 데이터뱅크는 올 상반기동안 기업들이 고물가로 치른 비용 상승분이 지난 2007년 한해 분량보다 훨씬 컸다고 분석했다. 일본 화물항공사인 갤럭시에어라인은 지난주 화물수송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지는 올들어 두번째 가격인상을 발표했는데 인상폭이 10%를 넘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도매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기업들은 이익이 감소하거나 파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990년대 버블붕괴 시기를 제외하고 전후 꾸준히 일궈온 경제성장에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개월간 일본에서 물가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한 기업은 235개에 달한다. BOJ는 갈수록 오르는 물가로 기업과 가계등 내수 전반에 타격이 커지자 지난달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올리는 대신 성장률은 하향조정했다. 일본의 급격한 물가상승세가 지표로 나타나면서 BOJ의 향후 금리정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OJ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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