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프레셀(24ㆍ미국)은 21일(한국시간) 열린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늑장 플레이에 따른 페널티를 받은 뒤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준결승 상대였던 아자하라 무노스(24ㆍ스페인)는 이어 열린 결승전에서 캔디 쿵(31ㆍ대만)을 꺾고 우승했다.
2007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자인 프레셀은 이날 미국 뉴저지주 글래드스톤의 해밀턴팜GC(파72ㆍ6,553야드)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절친’인 무노스를 상대로 11번홀까지 2홀 차로 앞섰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12번홀(파3)이었다. 무노스가 보기를 범하면서 파를 지켜낸 프레셀은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13번홀 티샷을 하기 전 경기위원이 다가와 프레셀에게 슬로 플레이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경기위원은 12번홀에서 경기 시간을 측정한 결과 프레셀이 티샷부터 퍼트까지 3타를 치는 동안 2분9초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투어 규정상 1타당 30초인 제한시간보다 39초 초과했다는 것.
매치플레이에서 시간 지체에 관한 페널티는 그 홀의 패배로 규정돼 있다. 3홀 차로 앞설 기회에서 졸지에 1홀 차로 턱밑 추격을 허용한 프레셀은 ‘멘탈 붕괴’로 이후 파 행진에 그쳤고 15~17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무노스에게 2홀 차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더딘 경기 진행으로 9번홀을 마친 뒤 경고를 받았으나 프레셀에만 벌칙이 주어져 논란이 됐다. 프레셀은 “슬로 플레이가 투어에서 큰 문제라는 사실은 알지만 함께 경고를 받은 이후 무노스도 플레이 속도를 높이지 않았음에도 나만 페널티를 받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무노스도 “나도 느렸고 프레셀에게 사과도 했다. 한 사람만 페널티를 받은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노스는 캔디 쿵과의 결승전에서 역시 한 홀을 남기고 2홀 차 승리를 거둬 생애 첫 우승(상금 37만5,000달러)을 차지했다. 2010년 LPGA 투어에 진출한 무노스는 그 동안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3ㆍ4위전에서 비키 허스트(22ㆍ미국)를 2홀 차로 누른 프레셀은 우승한 무노스와 포옹하며 축하해줬다.
한편 PGA 투어에서는 20년 가까이 늑장 플레이 벌타가 부과된 사례가 없었다. @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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