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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흐르고 끊임없이 순환하는 푸른 물결. 그런데 동심원을 이루는 물의 파장 한 부분이 떨어져나간 듯 비었다. 하지만 물은 되돌아 다시 떨어져 그 빈 부분을 곧 채우게 될 것이다. 본래의 둥근 형상을 되찾은 물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쉼 없이 흐르고 또 흘러 유지되는 것임을 보여줄 것이다. 조각가 권치규의 신작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다.
작가는 "밑바닥에 떨어져도 우리는 다시 재기의 희망을 본다. 심지어 물도 자리를 내줬던 것이 떠나면 다른 물이 다시 그곳을 채운다. 부정과 해체, 억압은 꼭 그만큼의 반대급부의 힘, 즉 긍정 생성, 자유의 힘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존재론적 '회복 탄력성'"이라고 얘기한다. 이 용어는 물리학적으로 '탄력성', 심리학적으로 '정신의 스트레스 대항력, 삶의 본원적 의지'라는 뜻으로 쓰인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아트스페이스H에서 6월5일까지 열리는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는 도중에 공교롭게도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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