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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홍색자본가는 어떻게 돈을 끌어모았나

■ 베이징 특파원 중국 CEO를 말하다 (홍순도 외 12명 지음, 서교출판사 펴냄)<br>상당수가 당 고위층·관료출신<br>정부 적극적 지원 업고 부축적<br>와하하그룹 등 성공 비결 분석



중국의 기업인들은 통상 '홍색자본가(紅色資本家)'라고 불린다. 영어로는 '레드 캐피탈리스트(Red Capitalist)'. '레드'는 기업인 입장에서 썩 반가운 어감이 아니며 '캐피탈리스트'는 사회주의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이기에 독특한 호칭이다. 원래 홍색자본가는 덩샤오핑 이전 마오쩌둥 등이 혁명을 이끌던 시대에 사회주의를 지지해 재산을 헌납한 일반 자본가들과 당원 기업가들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개혁ㆍ개방 정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기업인들을 지칭하는 일반명사로 '홍색자본가'가 쓰이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세계 2위의 GDP 6조 9,884억 달러,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자랑하는 중국의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 '홍색자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Fortune)'이 발표한 2012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중국기업이 73개사로 미국에 이어 두 번 째인 것만 보더라도 이들의 위력을 알 수 있다. 전ㆍ현직 베이징 특파원들이 함께 쓴 이 책은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어떻게 성장해 지금의 중국 재계를 이끌게 됐는지 심층적으로 파고 들었다.

1979년 덩샤오핑의 개혁ㆍ개방 정책을 통해 자본가가 된 사람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공산당 고위층이거나 관료 출신이었다. 이들은 '샤하이(下海ㆍ사업에 뛰어든다는 뜻)'를 통해 시장경제로 뛰어들어 큰돈을 만지기 시작했다.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에서 이때부터 기업가들이 탄생한 것이다. 이들은 덩샤오핑이 주창했던 '능력 있는 사람이 먼저 부자가 되라'는'선부론'에 입각해 사업을 시작하고 부를 축적한 '우수한 사회주의자'들인 셈이며 지금의 중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정치협상회의에 156명의 경영인들이 참석했는데, 이들 회사의 시가총액은 6조 3,983억 위안(약 1,120조 원)으로 중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23%에 달했던 것만 보더라도 중국 기업인들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와하하(娃哈哈)그룹'의 쭝칭허우 회장은 '항저의 물장수'로 시작해 음료사업의 성공신화를 썼다. '바이두(百度)그룹'의 리옌훙 회장은 인터넷 창업 신화의 주인공이다. 미래가 보장된 국영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에 뛰어는 량원건 회장은 '싼이(三一) 중공업 그룹'을 이끌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재산 순위 1위를 놓고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대표적인 중국의 CEO들이며 책은 이들이 기업을 성장시킨 과정과 성공 비결, 미래 전략 등을 분석하고 있다.



못생긴 용모와 빈곤한 집안이라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성공에 이른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 너무 가난해 배불리 먹는 게 소원이었던 '화빈(華彬)그룹'의 옌빈 회장, '하이얼그룹'의 장루이민 회장 등을 비롯해 중국 재계의 여왕이라 불리는 '화바오그룹'의 주린야오 회장과 '융진그룹' 천진샤 회장 등 여성 CEO들 이야기도 흥미롭다.

현지 체류 경험을 기반으로 한 베이징 특파원들의 분석력이 돋보이는 책으로 중국식 기업 풍토에서 사업을 하거나 중국과의 교역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인들에게 특히 유익하겠다.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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