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골프계의 마당발인 박금숙(43ㆍ사진)씨는 직함만 네 개이다. 필드에선 프로골퍼이자 경기 위원이다. 대학 강단에선 잘 나가는 교수님이다.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텐데 최근에는 정규투어 출신 프로선수로는 처음으로 골프장 경영을 맡게 됐다. 강원도 원주에 자리한 센추리21골프장 지배인으로 취임한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우리 골프장 서울에서 안 멀어요.” 그의 첫 마디는 골프장의 변화를 의미했다. “행정 구역상으론 강원도지만 경기도 여주와 인접해 있어요. 제2영동고속도로, 미시령 터널이 개통됐고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가 완공될 예정이어서 서울에서 1시간 거리예요.” 외부의 조건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말이다. 경희대 체육대학원에서 ‘여자프로골프선수의 경기수준별 체력적, 심리적 요인 비교 분석’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골프박사’가 불러올 골프장의 변화는 뭘까? “고객 만족이죠. 회원을 위한 행사를 기획 중이고요. 프로 선수들의 만족감을 높일 방법을 연구중이에요.” 회원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오전10시부터 3시간 동안 그가 직접 진행하는 원포인트 레슨은 변화의 첫 단계이다. 그는 원주여고를 졸업한 뒤 설악 컨트리클럽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골프를 처음 배웠다. 입문한 지 2년 반 만에 골프장의 최대 고객인 프로골퍼로 데뷔했다. 그는 “지배인이기 이전에 프로 골퍼이니까 다른 지배인들과는 다른 뭔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배인을 맡은 이상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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