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약자들을 위한 법의 달인, 명수'라고도 부르는데 항상 농어민ㆍ노인ㆍ여성ㆍ장애인 등 국내외적으로 소외된 분들을 위해 입법활동을 하려 하고 실제 제가 대표발의한 법률만 100개가 넘고 그것에 따른 수혜금액이 수십조원에 달할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를 맡은 뒤 재선한 김춘진(57) 민주당 의원은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묵묵히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입법활동에 매진하는 의원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공청회를 자주 갖거나 입법발의를 하는 의원이 드물 정도다. 전북 고창ㆍ부안 출신인 김 의원이 지난 6년6개월 동안 의정생활을 하면서 대표발의해 통과시킨 법안은 22건. 하지만 그가 적극 힘을 보태 통과시킨 것까지 합치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외국산 농축수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일이 횡행하자 지난 2007년 돼지고기와 닭고기ㆍ수산물도 원산지표시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파장을 일으켰다. 6ㆍ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끈 이슈 중 하나인 무상급식법을 발의해 당론으로 채택시킨 것도 그다. 국내로 시집온 외국인들 중 저소득층이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도 했다. 정신병원 등 관련 시설에서 벌어지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관련법도 개정했다. 의사 출신임에도 (한)의사업계 등의 반발을 무릅쓰고 돈이나 이득을 안 취하면 한의사나 구사가 아닌 사람도 뜸 시술을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도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소신 때문이다. 기업의 여성 임원이 1%도 안 되는 현실에서 업종별 특성에 맞춰 여성 임원을 늘리도록 하는 근거도 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정이 워낙 빡빡해 하루를 25시간처럼 산다는 김 의원은 "의원들이 정부로부터 의뢰 받은 청부입법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청부입법을 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발로 뛰며 법률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대표발의하거나 적극 참여해 통과시킨 법으로 수혜가 발생한 금액만 수십조원에 달할 정도다. 우선 출산율 제고와 노인 복지를 염두에 둔 저출산ㆍ고령사회기본법이 12조원이 넘고 농특세와 농어민 면세유 연장, 교육특소세가 총 8조6,000억원가량 된다. 치매ㆍ중풍으로 고통 받는 분과 가족을 위한 노인장기요양법, 노인을 위한 기초노령연금법의 수혜자도 많다. 17대 국회 때 보건복지위원회에 이어 18대 국회에서 교육과학기술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상임위에 구애 받지 않고 "약자가 부르는 곳은 모두 달려간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 '팔방미인'으로 인정받아 쌀 전문가로 통해 각종 쌀 토론회에 나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국제적으로 약자 편에 서는 활동도 지속해 눈길을 끈다. 실례로 일본이 한센인특별법을 만들어 자국 한센인에게는 보상을 했지만 일제시대 강제구금으로 피해를 본 우리 측 한센인들은 외면하자 이 문제를 한일 양국에서 공론화시켜 국내 한센인들이 700만엔씩 총 500억~600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 중 3만여명이 국적이 없어 고통을 받자 현지에서 고려인국적회복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같은 일환이다. 이를 위해 현지의 희귀병 어린이를 국내로 초청해 치료해주기도 했다. 한편 그는 교과위원으로서 최근에는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40개 국립대학이 7년간 기성회비 중 2조원을 교직원 급여 지급에 사용해 등록금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지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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