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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속가능한 정부조직개편이 과제
입력2008-01-07 21:22:46
수정
2008.01.07 21:22:46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알려진 주요 내용을 보면 부총리제를 없애고 총리실도 국무조정실을 총리 비서실에 흡수시켜 축소함으로써 정책기획과 조정 기능을 청와대에서 수행한다는 것이다.
대신 정무장관직을 10년 만에 부활시켜 당정 간 가교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참여정부가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를 활용해 ‘실세총리’를 강조했던 것과 대조된다. 또한 현행 기획예산처 기능까지 흡수한 기획재정부에 경제정책조정 기능을 맡김으로써 지난 1998년 이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ㆍ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 다극화했던 체제를 기능 중심으로 일부 바꿔나갈 전망이다.
반면 통일부는 존치시켜 대략 15부2처로 만드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처 중심의 기능 재편, 정부 내 기획조정 역할 강화, 작고 강한 정부 등이 이번 조직개편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부처가 지나치게 분화돼 업무가 중복되고 규제를 양산해온 큰 정부를 시장친화적인 작은 정부로 개편해나가야 한다는 데는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또한 공공 부문의 속성상 과감하고 신속하게 단행하지 못하면 부처의 생존논리에 말려들어 제대로 조직혁신을 이뤄내기 어렵다.
이런 면에서 이번 정부조직개편 방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역할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원칙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확충하고 불필요한 조직과 기능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근본적인 개편이 아니라 단순히 숫자만 줄이거나 일부 기능을 이리저리 떼었다 붙였다 하는 조직개편은 실패할 공산이 크다.
이런 면에서 인수위 자문위원인 김관보 가톨릭대 교수가 꼽은 정부조직개편 실패요인은 참고할 만하다. 그는 김영삼 정부의 경우 철학부재로, 김대중 정부는 일관성 결여로, 노무현 정부는 소통부재 등으로 정부개혁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정권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정부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부처 업무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중장기적인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경제부처들의 경우 숫자 줄이기도 중요하지만 기능을 강화해야 할 곳도 있다. 오히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응하지 못하는 비경제부처, 국민을 위한 서비스보다는 군림하는 소위 힘있는 부처들에 대한 개혁 요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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