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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리더십의 지속 가능성


오늘날처럼 리더십이 강조되는 시대가 또 있었을까. 대형 서점에는 리더십과 관련된 책들이 목 좋은 자리에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직장에서 성공하는 비결을 적은 목록 상단부에도 늘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대학 입시생들에게 리더십은 꼭 필요한 스펙이다. 모든 사람을 리더로 키워 내면 도대체 팔로어는 누가 하는지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어찌 됐던 리더십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발전에 꼭 필요한 자산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리더십에 대해 결단력ㆍ용기ㆍ포용력ㆍ통찰력 등 개인적 자질은 많이 강조되지만 리더십이 발휘되는 기간의 중요성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리더십과 관련해 역사에서 반복되는 패턴의 하나는 특정 국가, 사회의 중흥기에는 예외 없이 좋은 지도자가 나타났을 뿐 아니라 그 지도자가 일할 수 있는 통치기간이 오래 계속됐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역사상 최초의 세계 제국이었던 팍스 로마나 시대의 개막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41년에 걸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의 세종대왕, 중국 청나라의 전성기였던 강희ㆍ옹정ㆍ건륭ㆍ가경황제 시대의 평균 재위기간도 40여년에 이른다. 이런 특성은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교체하는 민주주의하에서도 발견된다.

예를 들면 아테네 민주주의의 최고 전성기를 이끈 페리클레스는 무려 30년에 걸쳐 집권했다. 일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복지비만 삼키는 영국병을 치유한 마거릿 대처수상도 2차 대전 이후 최초로 3선에 성공해 12년을 재임했다.



이처럼 특정 리더십이 그 사회의 중흥을 이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은 그 리더십이 추구하는 변화와 개혁이 착근되는 데 그만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대통령 임기 5년은 너무 짧다. 말이 5년이지 레임덕 기간을 감안하면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3년 내지 4년에 불과하다. 이 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려다보면 정책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다음 정권에서 정책을 바꾸지 못하도록 뭔가 대못을 박아야 한다는 강박감에도 쫓기게 된다.

이 때문에 낭비되는 경제, 사회적 비용을 계산한다면 아마 천문학적 규모일 것이다. 바람직한 민주주의 체제란 선거를 통해 나쁜 리더십을 교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 그만큼, 잘하는 리더십의 지속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하지 않을까.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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