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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환율 고래 싸움'…한국 '새우 등' 터질라

■ 세계는 지금 환율전쟁중<br>美의회 對中 보복법안 통과땐 무역전쟁 불가피<br>中도 "美국채 투매" 역공등 환율 국수주의 기류<br>"원高로 수출경쟁력 추락…정부가 나서야" 지적



美·中·日 '환율 고래 싸움'…한국 '새우 등' 터질라 ■ 세계는 지금 환율전쟁중美의회 對中 보복법안 통과땐 무역전쟁 불가피中도 "美국채 투매" 역공등 환율 국수주의 기류"원高로 수출경쟁력 추락…정부가 나서야" 지적 베이징=문성진특파원 hnsj@sed.co.kr 뉴욕=서정명특파원 vicsjm@sed.co.kr 관련기사 • 엔캐리트레이드 다시 확대…글로벌 통화전쟁 '새 복병' • 美·中 환율전쟁 가열속 '1달러=7.5위안대 눈앞' 강대국들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환율 전쟁에 휘말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통화 전쟁이 주 전선이라면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또 다른 전선을 형성하는 형국이다. 10년 전 미국과 일본 사이에 벌어진 통화 전쟁의 와중에 고리가 약한 동남아 국가들이 줄줄이 통화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은 지 10년이 지났지만 최근 글로벌 통화 전쟁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여전히 맥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 의회, 대중국 보복법안 제출=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통화 분쟁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정치ㆍ외교적 대립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과 찰스 그래슬리, 찰스 슈머, 린지 그레이엄 등 상원의원 4명은 지난주 말 중국이 환율시스템을 계속 왜곡시킬 경우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내용의 보복법안을 제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법안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하원 통과 의지를 보였다. 부시 행정부는 위안화 문제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지만 의회가 대중국 보복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미ㆍ중 간 무역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회의 거센 목소리를 의식해 행정부도 중국과의 무역규제 조치를 내놓고 있다. 미 행정부는 지난 2월 중국산 고광택지 수입품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상계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철강ㆍ플라스틱ㆍ기계ㆍ섬유 등 여타 수입품에 대해서도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중국, ‘환율 국수주의’ 기류 높아져=미국이 위안화 절상에 대한 포위망을 좁힐수록 중국에서는 ‘항전’ 기류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위안화 주권론자’인 우샤오링(吳曉靈)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주 “독일과 일본이 과거 자국 통화의 큰 폭의 절상을 허용했지만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지는 못했다”면서 “위안화 절상만으로 전세계 경제 불균형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막대한 보유외환으로 사들인 미국 국채(TB)를 투매하겠다며 미국에 역공을 취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환율 전쟁’의 핵심 요인인 중국의 무역흑자는 중국 측의 속도조절에도 불구하고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미국의 공세수위는 높아질 수밖에 없고 중국의 방어수단은 점점 빈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국 정책당국 내부에서도 위안화 절상 불가피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판강(樊綱)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은 최근 “중국처럼 고속성장을 지속하는 경제는 필연적으로 화폐의 절상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면서 “위안화가 매년 5%씩 절상해도 중국 경제에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미ㆍ중 통화 전쟁에 일본이 가세했다. 미ㆍ중ㆍ일본 사이에 벌어지는 환율 분쟁은 마치 위ㆍ촉ㆍ오의 삼국지를 연상케 한다. 18ㆍ19세기의 무역 전쟁은 총과 칼을 앞세운 식민지 쟁탈전이었지만 지금의 무역 전쟁은 통화를 무기로 하는 환율 전쟁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화 전쟁의 기본 원인은 미국의 무역적자다. 하지만 최근 환율 움직임은 반드시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반영하진 않는다. 국가 간 정치ㆍ외교적 이해관계가 얽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헤게모니 쟁탈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85년 플라자 협정 체결 이후 세계 통화가 달러를 기축통화로 해서 일제히 강세로 전환됐지만 최근 통화 움직임은 미국과 일본 통화가 동반해 약세기조를 유지하고 유럽과 중국 통화가 강세로 가는 색다른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아울러 모든 국가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기대하는 가운데 일본과 중국 등 시장 규제적인 나라의 통화는 약세를 유지하거나 강세기조를 누그러뜨리는 반면에 외환시장을 개방한 유럽과 한국은 강세 일변도의 기조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처럼 통화 강세기조가 지나친 국가에서는 시장원칙과 개입 사이에 어느 정도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원화 환율은 미 달러, 일본 엔화에 대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해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6/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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