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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700년 만에 자진사퇴 가능성 열어나

83세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업무수행이 더 이상 어렵다고 느껴질 경우 사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티칸 역사상 700여년 만에 교황직 자진사퇴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교황이 생전에 자진 사임한 경우는 1294년 첼레스티노 5세가 유일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3일 출간된 ‘세상의 빛: 교황, 교회, 그리고 시대의 징후’라는 책에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더 이상 교황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느낄 경우, 사임할 권리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책은 독일의 가톨릭 전문 언론인 페터 시발트가 교황과 인터뷰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고 쓴 책이다. 앞서 교황이 에이즈 예방목적의 콘돔 사용을 용인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 책을 통해 알려졌다. 교황은 선종할 때까지 업무를 하는 것이 가톨릭의 전통이다. 교황이 265대까지 이어지는 동안, 제192대 교황이었던 첼레스니토 5세가 나폴리 왕에게 교황청이 장악 당하자 추기경들과 상의해 물러났던 것이 유일한 자진 사임이었다. 1415년 교황 그레고리 12세가 교황 자리를 주장하는 라이벌과 분쟁으로 강제 사임한 적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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