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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메이커] 권오준 포스코 회장 대우인터 악재딛고 활로 찾을까

사우디 국부펀드와 합작 본계약 등 구조조정으로 승부수<br>전병일 사장은 조만간 거취 표명

/=연합뉴스

권오준(앞줄 왼쪽)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3월 압둘라만 알모파디 사우디아라비아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총재와 건설·자동차 등 전 산업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다. 사우디 측과의 본계약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대우인터내셔널 문제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권 회장이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경제 DB

임기 중반전을 달리고 있는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취임 이후 가장 큰 고비를 맞고 있다. 포스코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회사 대우인터내셔널과의 의견 충돌이 밖으로 알려지며 쇄신작업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갈등이 더 번지기 전에 관련 임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며 서둘러 사태를 수습하고 있지만 이미 난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을 내걸고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쉼 없는 행보를 보여온 권 회장으로서는 이번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리더십이 재평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지난달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사내이사와 전 계열사 사장이 사표를 내는 각오로 강력한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올 초 자회사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와 포스코플랜텍·포스하이알 등 계열사 부실로 포스코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데 따른 비상 조처였다. 포스코에 당면한 위기였지만 모두 전임 정준양 회장 시절 내부 관리와 경영 판단에서 비롯된 문제였던 만큼 권 회장 입장에서는 비상경영을 계기로 그룹을 재편하고 새출발할 기회이기도 했다. 반면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두고 자회사 대우인터의 전병일 사장과의 갈등이 밖으로 표출된 최근 사태는 권 회장이 중심에 서 있고 아직 완벽히 수습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기존의 위기와는 성격이 다른, 권 회장이 직접 헤쳐가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혁신 의제로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 △신성장사업 선택과 집중 △재무구조 획기적 개선을 내걸고 지금까지 숨 가쁜 16개월을 보내왔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나 신성장 사업 육성은 신규투자와 기술 개발 등 내부 역량을 집중하는 데서 판가름이 나는 사안들이다.

또 포스코의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손꼽히는 권 회장의 전문분야다. 상대적으로 권 회장이 풀어가기에 쉬운 영역에 속한다.



반면 재무구조 개선은 계열사나 자산 매각, 인적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만큼 계열사 간 이해관계와 정부, 채권단, 지역 민심 등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만찮은 작업들의 연속이다.

지금까지 포스코에서 엔지니어로서 경력을 쌓아온 권 회장에게는 난제였음에도 지금까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순조로웠다. 지난해 경북 포항의 롯데마트 건물·부지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마산백화점 등 비핵심 부동산을 매각했고 올 3월에는 포스코특수강을 세아베스틸에 넘기면서 5,600억원을 확보했다. 이밖에 △포스화인 △USP △포스코-우루과이 △뉴알텍 △샌드파이어리소시스(구리광산) 등을 잇단 매각해 지금까지 1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모았다. 이런 재무구조개선의 밑바탕에는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계열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는 그의 철학이 깔렸다.

자회사 대우인터가 보유한 미얀마 가스전 역시 포스코그룹 입장에서 볼 때 '철강 본원 경쟁력'과 거리가 있는 비핵심 자산인 만큼 매각 검토 대상에 이름이 올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미얀마 가스전으로 그룹 내 갈등이 촉발됐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포스코는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장기 검토 과제로 멀찌감치 미뤄뒀다. 권 회장의 3대 혁신 의제 중 결국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그룹의 구조조정 방향에 자회사가 반발하는 전례가 생긴 만큼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 회장은 우선 현재 가동 중인 쇄신위에 집중하며 난관을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포스코건설 지분 1조2,000억원어치를 넘기는 합작사업 본계약 체결이 예상되는 점은 권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재무구조 개선 성과(1조5,000억원)에 버금가는 대형 계약으로 포스코 쇄신작업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부실계열사로 꼽히던 포스코플랜텍이 채권단 실사를 거쳐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포스하이알도 청산될 예정이어서 '부실' 이슈도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잠식상태인 포스하이메탈의 경우 포스코 고부가가치강 생산과 밀접한 만큼 하반기 증자 등을 통해 영업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우인터 사태에서 계열사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 대상에 대한 논란이 생긴 만큼 쇄신위를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앞으로 권 회장의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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