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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논쟁 확산에 금융권 긴장
입력2006-05-17 06:49:48
수정
2006.05.17 06:49:48
부동산 거품론자 속속 등장… 부동산 시장 급락 가능성 '작음'
부동산 거품논쟁 확산에 금융권 긴장
부동산 거품론자 속속 등장… 부동산 시장 급락 가능성 '작음'
(서울=연합뉴스) 금융부
부동산시장 거품 논란이 확산되면서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권은 부동산시장 거품론에 대해 찬반이 명확히 엇갈릴 만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부동산 불패론 일색이던 기존 분위기에서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전체 대출 자산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을 넘는 만큼시장 변화가 대출 부실로 이어질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 부동산 거품론자 속속 등장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부동산 거품론에 동조하는 시각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부동산 거품론에 대해 일부 동의한다"며 "특히올 3월께 강남.서초.송파.양천구, 분당.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상승세는 거품의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해당 지역의 경우 약 10~20% 정도의 거품이 끼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창수 재테크 팀장도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자산 가격에 거품이 낀 것이 사실"이라며 "금리 인상 등으로 유동성이 제거되면거품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인구구조상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청담동 지역 소재 은행 PB센터 관계자는 "거품에 대해서는 다들 수긍하고 있다"며 "평당 5천만원인 삼성동 아이파크 실수요자들도 오히려 거품이 더 커져 붕괴될것을 우려하고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거품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국씨티은행 문수평 차장은 "시장에 퍼진 유동성을 감안할 때 부동산시장의 상승률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며 "상대적인 의미에서 거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제기된 부동산 거품론은 정부의 희망사항이 다소반영된 의견으로 급락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집값이 폭등한 지역의 경우 일부 조정이 있을수 있지만 급격한 조정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시장 급락 가능성 '작음'
부동산 거품론에 대한 시각은 제각각이지만 시장의 급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드물다.
국민은행 박 팀장은 "종부세 효과로 매물이 늘어나면서 최근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소폭 조정이 예상된다"며 "다만 시장을 주도하는 진정한 부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만큼 시장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연말을 넘어서면 매물이 귀해지면서 강보합세로 돌아설 것"이라고전망했다.
목동지역 소재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세금 폭탄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아직은 체감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올 하반기 시장 분위기를 보아가며 매물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 팀장도 "앞으로 5~6년 안에 부동산시장이 크게 조정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이남수 PB지원실 팀장은 "재건축시장을 사실상 동결해 신규 주택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일부 지역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정부 당국자의 말대로 부동산시장 거품이 붕괴될 경우 금융권도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부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능성이 아직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지난 4월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고는 195조원으로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친 총대출 602조원 가운데 32%를 차지한다.
은행 대출 자산의 30%가 부동산 시장과 연관돼 있는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은 담보가 명확한 대출이기 때문에 신용대출이나 중소기업 대출에비해 금리는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가장 매력적인수입원 중 하나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시중은행간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분야도 주택담보대출이다.
4월중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고는 3조1천716억원 늘어났다.
이는 올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연중 최고치였던 6월의 3조2천28억원 증가 이후 10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결국 주택담보대출이 금융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빠른 속도로 꺼지면 은행도 부실화되고 이로 인해 경제 전체로 화가 미치는 일본식 경제 붕괴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일본과 같이 급락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은행 역시 담보인정비율(LTV)을 40% 이하로 유지하고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은행업계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거품논란이 지속되고 정부 당국의 관련 규제가강화되면서 은행업계도 영업에 일부 타격을 입겠지만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이 팀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에세운 사업 계획을 일부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 팀장은 "은행들이 강남권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줄이고 여타 지역을 늘리며 신용대출 및 중기대출 등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투기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이 40%이기때문에 일본식 급락만 아니라면 자산 건전성에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제1금융권보다는 주택담보대출 시장도 작기 때문에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며 "다만 저축은행은 LTV가 제1금융권보다 높기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5/1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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