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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제안에 깜짝 산책… 사적 대화 나누며 친밀감 과시

■ 이모저모<br>"박근혜 대통령 칭찬 많이 들어" "축복 뜻하는 이름 공통점"<br>덕담 주고받으며 화기애애<br>오바마 두손으로 악수하고 퇴장 땐 등 감싸며 안내도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깜짝 산책'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첫 번째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은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과 오찬회담 사이 약 10여분간 비가 내리는 가운데 통역 없이 로즈가든을 따라 만들어진 복도를 산책하며 환담을 나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이 끝난 후 박 대통령에게 산책을 하자고 직접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가족관계 등 사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깜짝 산책'에 이어 오찬회담까지 길어지면서 공동 기자회견 시간이 10여분 정도 늦춰지기도 했다.

정상∙오찬회담에서도 서로 덕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 내에 박 대통령은 칭찬(admire)하는 분이 굉장히 많다"고 치켜세웠다. 또 "박 대통령은 터프(tough)하며 명확하고 현실적이라는 점을 확신한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서 60세라는 게 생명과 장수를 기념한다는 환갑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들었다"며 "올해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과의 이름에 얽힌 인연을 언급하며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회담이 시작될 때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 중 '버락'이라는 이름이 스와힐리어로 '축복 받은(blessed)'이라고 알고 있다"며 "제 이름인 박근혜의 '혜'자도 '축복(blessing)'이라는 뜻이어서 우리 두 사람이 이름부터 상당히 공유하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브이(V)' 자를 그려 보이며 동감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이 끝나자 두 손으로 박 대통령의 손을 감싸 안으며 악수를 건넸다. 기자회견장을 퇴장할 때는 박 대통령의 등을 감싸며 앞세우면서 안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이 공식 실무 방문인데도 특이하게 (국빈 수준의) 대우를 해줬다"며 "처음 만나는 정상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눈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오찬회담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윤 장관은 "박 대통령이 '공식 실무방문'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고 이런 자리에는 퍼스트레이디가 참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 바이든 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박 대통령에게 한국계 여성인 자신의 보좌관을 소개하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보좌관이 제 유권자인데 저도 정치인으로서 유권자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농담을 건넸다.

러시아를 방문 중이어서 회담에 참석하지 못한 존 케리 국무장관은 "회담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정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박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워싱턴DC 체류 기간 동안 머무는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흔적'을 발견하고 감회에 젖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지난 1965년 고 박 전 대통령 내외분이 투숙했을 때 방명록에 사인했던 것을 발견했다"며 "대통령께서 기록을 직접 보고 회상을 하면서 감동에 젖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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