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올 들어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셧다운은 당장 미국 경제의 회복 국면을 순간적으로 꺾어놓을 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들어 꾸준히 플러스를 기록했고 제조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ISM제조업지수도 3개월 연속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넘겼다. 이러한 회복세를 한순간에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소니 미르헤이다리 전 마크만캐피털 선임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기고한 '워싱턴이 경제를 죽이려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경기가 상승 국면에 본격 들어서기 직전에 워싱턴이 모든 것을 되돌리려 한다는 게 정말 화가 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미국 경제가 입는 손실은 하루에 최소 3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셧다운이 1주일간 이어지면 2.2%로 전망되는 4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문사 자니몽고메리스콧은 셧다운이 지난 1995~1996년처럼 21일간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최대 1.4%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언 셰퍼드슨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셧다운이 길어지지 않으리라는 점에 안도하는 투자자들은 조만간 상황이 녹록하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있다고는 하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만 시사해도 시장이 흔들릴 정도로 취약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셧다운 상태가 길어지면 경기 상황에 대한 신뢰가 줄면서 소비와 설비투자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80만에서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일시 해고된 공무원들은 재고용의 희망을 버리면서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셰퍼드슨은 "셧다운으로 공무원만 힘든 게 아니다. 정부와 거래하는 사업장에도 충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정부를 계속 정지 상태로 내버려둘 수는 없기 때문에 셧다운 상태가 오래 가지 않고 경제에 미칠 영향도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15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경제 규모에 비하면 매일 3억달러의 손실은 큰 충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월가 종사자 대부분은 셧다운으로 미국 경제가 받는 직접적 충격은 증시 랠리의 중단 등으로 최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1995년 발생했던 셧다운 기간 S&P500지수가 0.1% 오르는 등 증시에 미칠 악영향도 크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셧다운은 오는 17일로 다가온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조정 협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셧다운 상태가 이달 중순까지 이어지면 부채한도 조정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는 것과 맞물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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