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위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의 재탕삼탕 발표와 비리 뻥튀기, 감사원의 무리한 확대감사가 더해지며 생산현장은 물론 연구개발까지 위축되는 분위기다. 급성장세를 보여온 방위산업 수출이 반토막 나고 주요 함정 건조사업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옥석을 가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비리 사정의 칼날 아래 소기의 성과는커녕 국민적 비용만 초래하는 형국이다.
경남 지역 중견 방산업체를 운영하는 P 사장은 "가뜩이나 군의 수요가 줄어 매출이 격감하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도 심화하는 마당에 합수단 수사가 연장되고 비리금액이 1조원대에 이른다는 발표로 해외 상담도 애로를 겪고 있다"며 "잘못된 부분은 확실하게 처벌하는 굵고 짧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적행위나 다름없는 '방산비리'" 척결이라는 국민적 여망을 안고 출범한 정부합동수사단은 최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리 규모가 9,809억원에 이른다고 강조했으나 정상적인 계산법으로 산출되기 어려운 금액이다. 합수단이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추징보전 조치했다'는 금액의 총합이 21억3,000만원에 못 미친다. 1조원대에 이르는 비리라면 그에 걸맞은 추징이 필요한데 차이가 커도 너무 크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개별사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비리액수 산정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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