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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카지노가 경제자유구역 정답은 아니다

해외 도박자본의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설립 허용이 이달 중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한다. 인천 카지노 문제는 이명박 정부 막판에 해외 카지노 허가기준을 대폭 완화한 사전심사제가 적용되는 첫 사례여서 외자유치가 지지부진한 부산과 새만금을 비롯한 다른 경제자유구역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차원에서 실물투자 없이 서류심사만으로 카지노 사업자의 적격 여부를 가리는 사전심사제를 도입했다. 특급호텔 같은 시설물을 지어놓고 정작 카지노 허가를 받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해외 투자가의 요구가 수용된 것이다. 진입장벽이 낮아지자 한국시장을 노리는 해외 카지노 자본이 한두 곳이 아니다. 줄잡아 서너 곳에 이르니 자칫 경제자유구역이 카지노 집합소가 될 판이다.

물론 사전심사제를 통과했다고 해서 카지노 허가가 나는 것은 아니다. 호텔 건립을 비롯해 5억달러 이상의 투자가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다. 해외자본이 들어오면 부진한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세금을 깎아주고 인허가상 각종 편의를 제공해가면서까지 해외 카지노 자본을 유치해야 할지는 선뜻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순기능 못지않게 국민정서상 반감도 크기 때문이다. 역차별 문제도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투자의향을 가진 국내 기업이 진입장벽이나 각종 규제에 묶여 있을 때 해외 카지노처럼 지원해줬는지도 의문이다.



분명한 것은 카지노가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의 정공법은 못 된다는 점이다. 외자유치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이런 식으로 특정산업의 진입규제 문제에 사안별로 대처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경제자유구역이 지지부진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규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데 있다. 명색이 경제자유구역인데도 각 부처가 인허가권을 행사하지 않는가.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위해 너무나 손쉽고 편한 길을 택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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