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와 치열한 경쟁으로 불안한 현대인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주는 힐링 콘텐츠로 공연시장에도 고전이 뜨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물론 레프 톨스토이ㆍ찰스 디킨스ㆍ빅토르 위고 등 인간의 본질적 삶을 고민했던 작가들의 작품에 현대적 스토리와 세련미를 입히는 노력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세월을 거스른 '고전 열풍'이 영화나 출판계는 물론 공연 시장에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화려한 음악과 군무, 고전을 되살리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동명 뮤지컬 영화가 약 59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레밀리터리블' 등 패러디 동영상이 인기를 끌며 '레미제라블 신드롬'을 이어가는 가운데 막이 올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장 발장'역에 정성화, '자베르'역에 문종원, '판틴'역에 조정은 등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질 산토리엘로가 브로드웨이에 재탄생시킨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6월 2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선보인다. 겉모습은 차갑지만 아련한 사랑을 품고 사는 남주인공 시드니 칼튼 역은 류정한ㆍ윤형렬ㆍ서범석, 시드니 칼튼의 연적이자 인간적인 프랑스 귀족 찰스 다네이 역은 카이ㆍ최수형이 맡았다. 또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루시 마네뜨는 최현주와 임혜영이 맡았다. 1903년 발표된 영국 바로네스 오르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은 7월 2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혁명 이후 공포정치 시대를 배경으로, 낮에는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한량귀족으로 밤에는 정의를 수호하는 용감무쌍한 히어로로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스칼렛 핌퍼넬이 주인공이다. ◇고전의 감동, 배우의 뜨거운 몸짓 통해 전해지다=연극 무대에서는 고전이 주는 진중한 울림이 더욱 빛을 내기 마련이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6월 2일까지 CJ토월극장에서 연극 '부활'을 선보인다. 톨스토이 원작의 '부활'은 귀족 청년 네플류도프라가 배심원으로 출두한 법정에서 자신의 한 순간 유린으로 창녀로 전락한 카추샤를 만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순수함을 잃지 않는 카추샤를 보며 영혼의 부활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다. 명동예술극장에서 6월 2일까지 공연하는 '라오지앙후 최막심'은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원작으로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담은 이 원작 소설은 배경이 1930년대 크레타섬에서 1941년 연해주 얀코프스크 반도에 있는 바닷가 촌락 앵화촌으로 바뀌며 좀더 한국 관객에게 친밀해졌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에 새롭게 해석을 입힌 한태숙 연출가의 연극 '연극 '레이디 맥베스'는 6월 6일부터 1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1998년 초연 이후 한국 연극협회의 연출상, 작품상 등을 휩쓸며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다. 왕을 살해하고 왕위를 빼앗은 맥베스 왕이 아니라 남편을 부추겨 범행을 저지르게 한 뒤 죄의식에 빠지는 맥베스 부인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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