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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월 29일] 이산가족 얼굴에 웃음꽃을
입력2009-01-28 17:07:24
수정
2009.01.28 17:07:24
올해도 어김없이 설 연휴 귀성전쟁이 반복됐다. 차 안에 갇혀 몇 시간을 보내다 보면 짜증이 날만도 하련만 혈육을 만날 생각에 고향으로 달려가는 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우리들에게 설은 가족ㆍ친지들이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나눠먹는 정겹고 푸근한 날이다.
그러나 설 같은 명절이면 더욱 외로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산가족들이다. 북녘 고향에 있는 헤어진 가족과 만날 날만을 기다리며 살아온 이산가족들은 명절이면 더욱더 가슴이 아파온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사무치고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자신이 태어나 뛰놀던 고향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에 ‘이산가족찾기’ 신청을 한 사람은 12만7,343명. 이 가운데 3만8,926명이 그 사이에 돌아가셨다. 생존해 있는 8만8,417명의 이산가족 중 76%가 70대 이상의 고령자로 언제 유명을 달리 하실지 아무도 모른다. 이산가족 문제는 그야말로 시간을 다투는 문제다.
그동안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 이후 16차례의 상봉행사로 1,683명, 7차례의 화상상봉으로 279명 등 이산가족찾기 신청자 가운데 1,962명이 북측 가족을 상봉했다. 동반 가족을 포함할 경우 남북 총 1만9,960명의 이산가족이 50여년 만에 혈육을 정을 나눴다. 하지만 이는 전체 이산가족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며 이산가족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북한이 남북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키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산가족들의 소망은 정말로 소박하다. 죽기 전에 고향의 땅을 한번 밟아 보고 가족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하고 싶다는 것뿐이다. 이제 더 이상 이산가족들이 이산의 슬픔과 망향의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길은 하루빨리 상봉을 재개하는 것이다. 정부는 남북대화가 재개되는 대로 이산가족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다. 고령 이산가족들이라도 고향 방문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북한도 더 이상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왕래하게 되는 그날을 그려보며 부디 올 추석에는 그늘졌던 이산가족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환하게 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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