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사모투자펀드(PEF)인 미국의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1년 내에 6개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이후 세계경제를 옭죄었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급속히 해빙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각 국의 주식시장에서 IPO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KKR이 2000년대 중반 '바이아웃 붐(boom)'이 불었을 당시 인수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단했던 토이저러스, HCA헬스케어 등의 IPO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토이저러스는 지난 2007년 우리나라에도 진출, 4개 점포를 운영 중인 장난감 전문 유통업체이며, HCA는 미국 최대의 병원 체인그룹이다. 이번 KKR의 공개 대상에는 신용카드 지급결제시스템으로 유명한 퍼스트데이터, 덴마크의 이동통신그룹인 TDC, 유통업체인 달러제너럴, 싱가포르 반도체 그룹 아바고 등이 포함됐다. KKR은 330억달러를 들여 메릴린치, 베인캐피털과 함께 HCA를 인수했으며, 싱가포르 반도체 그룹 아바고를 인수할 때는 26억 달러(약 3조1,967억원)를 들였다. KKR은 이미 아바고의 IPO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지난 2004~2007년 단독 또는 다른 금융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이들 기업들을 사들였다. KKR의 이번 IPO 추진은 세계 증시 회복을 예상한 조치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IPO 시장은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2년간 세계 증시 폭락과 자금시장의 극심한 신용경색으로 거의 '눈뜬 시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시장조사업체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전세계 IPO 건수는 76건에 불과, 전년 동기보다 74%나 위축됐다. KKR도 돈줄이 막히면서 소유한 기업들을 제값에 팔기도 어려웠다. KKR은 이번 IPO의 추진으로 수천억달러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각국의 증시가 되살아나면서 앞으로 전반적인 IPO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의 타격을 덜 받은 의료ㆍ교육ㆍ에너지 부문 기업들의 IPO가 적극 추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967년 사촌지간인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가 설립한 KKR은 현재 총자산 규모가 232억 달러다. 지난 2007년 골드만삭스 등과 함께 텍사스의 전력업체인 TXU를 443억달러에 인수, 사상 최대 규모의 차입매수(바이아웃) 기록을 갖고 있다. 한편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17.15포인트(0.19%) 오른 9,171.6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73포인트(0.07%) 상승한 987.48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80포인트(0.29%) 내린 1,978.50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 지수는 7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30%가 급등했으며, S&P 500 지수는 35%, 나스닥은 45%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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