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일(이하 현지시간)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동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향후 금리인상 운신폭도 좁아 달러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월가 투자자들이 미국기업 주식보다는 해외기업 주식에,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비중을 확대하며 발 빠르게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6일 월가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금리인상이 시작된 유럽ㆍ일본과 달리 미국은 금리인상에 마침표를 찍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달러 약세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는 이미 올 들어 유로에 대해 8.1% 급락했고 엔에 대해 2.9%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뚜렷하다. 영국 파운드 대비 달러 환율은 이미 1.91달러까지 올라간 상태이며 미국의 실물경기 둔화로 금리인상이 종결될 경우에는 조만간 2달러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대의 윌리엄 바우몰 경제학 교수는 “고유가, 주택경기 급랭 등으로 미국 경제를 확신하기 어렵게 됐다”며 “달러 가치는 반드시 추가 하락할 것이며 급락할 위험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미 장기채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5%선이 무너지며 4.99%를 기록해 지난 4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10년물 수익률은 4.9%로 6월 5.25%로 4년래 최고를 기록한 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캐피털의 잔제이 조시 분석가는 “미국 경기가 힘을 잃고 있고 FRB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 장기채권이 가장 큰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미국기업의 주식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주식 투자자들은 미국보다는 해외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펀드조사기관인 ICI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기업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의 규모가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규모보다 4대1의 비율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