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MGM의 자회사로 빈사상태에 빠져 있던 유나이티드 아티스트(UA)의 회생 임무를 맡고 톰 크루즈와 함께 이 회사의 공동 소유주로서 회장직을 맡았던 제작자 출신의 폴라 와그너가 취임 2년도 못 채우고 최근 회장직을 사임했다. 와그너가 소유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는 있지만 이들의 오랜 동반자 관계는 사실상 끝난 셈. 크루즈와 와그너는 지난 1992년 제작사를 설립, 그 동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우주전쟁’ 등 히트작을 만들었다. 와그너가 UA를 떠남으로써 앞으로 과연 크루즈가 이 회사에 얼마나 오래 남아 있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할리우드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크루즈는 UA의 직책을 맡지는 않았으나 영화 제작에는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하지만 UA에서 크루즈가 지금까지 보여준 성적은 매우 저조한 편. 크루즈가 제작에 참여한 ‘로스트 라이언즈’는 자신과 로버트 레드포드, 메릴 스트립 등 스타들이 나왔음에도 흥행서 참패했다. 와그너는 첫 작품부터 실패한데다가 그 뒤로도 영화 제작에 추진력을 가하지 못해 해리 슬로안 MGM 회장과 마찰을 빚어왔다. 슬로안은 와그너와 크루즈를 UA로 받아들이는 것과 함께 둘의 능력을 담보로 금융회사 메릴린치로부터 5억달러의 회전 자금을 확보했었다. 자금 확보 조건은 와그너와 크루즈가 5년간 매년 제작비 4,000만~5,000만달러짜리 영화를 4편씩 만든다는 것. 그런데 자금 확보 후 제작 상황도 지지부진한데다가 이제 와그너마저 회사를 떠나면서 UA는 이제 이 5억달러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UA와 크루즈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영화는 그의 두 번째 영화 ‘발키리’(사진)다. 제작비 8,500만달러가 투입된 이 영화는 히틀러 암살을 시도한 독일군 장교들의 실화로 크루즈가 암살 주모자로 나온다. 감독은 브라이언 싱어. 그런데 이 영화는 제작 지연과 함께 그 동안 온갖 루머에 시달려 오면서 개봉일이 수차례 변경됐다가 결국 오는 12월26일에 개봉된다. 이 영화가 흥행서 실패하게 되면 UA와 크루즈의 장래에도 암운이 드리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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