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보사 사회공헌계획 서둘러 마련해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생명보험회사가 상장에 앞서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사회공헌 등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라”고 주문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생보사의 상장을 위한 움직임이 더디고 무책임하다는 질책의 의미를 담고 있다. 윤 위원장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상장이 지연되고 소모적 논쟁에 휘말려 있는 것은 생보사의 책임이 큰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연말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가 생보사의 법적 성격과 실질적인 운영 방식이 주식회사라고 규정지은 후 상장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상호회사로 규정됐으면 상장시 계약자에게 주식을 무상으로 배당해야 했지만 이러한 부담을 덜게 됐기 때문이다. 부담을 던 대신 불신해소를 위해 공익활동이 바람직하다는 상장위원회의 권고를 받고도 서로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윤 위원장의 권고가 나온 것이다.

윤 위원장의 지적은 눈치작전에 쐐기를 박는 의미가 있다. 생보사 상장은 주주에게 많은 상장차익을 안겨주게 된다. 생보사가 주식회사로 규정됨에 따라 계약자에 비해 많은 이익을 챙기게 된데 대해 국민감정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공익활동을 하라는 주문이 따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보험회사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눈치작전은 불신감만 키울 뿐이다.

상장을 위한 물꼬는 튼 셈이다. 이제는 생보사가 상장을 위한 마지막 정지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윤 위원장의 사회공헌 압박은 바로 계획을 검토만 하지말고 행동으로 나서라는 촉구다. 18년이나 허송세월한 생보사의 상장은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지만 생보사가 먼저 나서야 정부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앞장 서기에는 생보사 상장으로 주주가 많은 상장차익을 얻는데 대해 좋지 않은 국민감정이 부담이 된다.

연말까지 상장 1호회사 탄생이란 스케줄대로 이행하려면 더 이상 미적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상장 규정이 만들어지더라도 상장준비에 6개월 이상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각 생보사는 물론 업계는 빨리 사회공헌을 위한 계획을 마련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