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공약에 따라 강북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낙찰업체가 아직 매각대금을 못 낸 서울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뚝섬 상업용지는 지난해 6월 고가에 매각되면서 평당 4,000만원 대의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노른자 부지로, 오는 29일까지 잔금이 입금되지 못할 경우 다음달 재매각에 들어간다. 4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뚝섬 상업용지를 낙찰 받은 피앤디홀딩스와 인피니테크는 잔금납부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29일을 한 달도 채 안 남겨두지 않았지만 여전히 서울시에 남은 대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30일 계약금 10%를 내고 계약을 체결한 두 업체는 2개월 뒤인 8월 29일까지 치러야 하는 잔금 90%를 못 냈으며, 1년 뒤인 오는 29일 잔금납부 유예기한까지도 나머지 매각대금을 입금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인피니테크와 피앤디홀딩스가 내야 하는 잔금은 계약금 10%을 제외하면 각각 2,698억원, 3,996억원이지만, 여기에 연체이자 12~15%가 붙은 연체금 약 300억~4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들은 지난해 낙찰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세청 세무조사로 시공사를 선정하기 어려워지면서 은행권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적지 않은 계약금을 이미 낸 상태에서 계약을 포기하는 것은 이들 기업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두 기업도 그런 이유로 이 달 말까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앤디홀딩스 고위관계자도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 달 말까지는 입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뚝섬 상업용지 매각대금 1조1,262억원 중 절반 가량인 약 5,000억원을 뉴타운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 당선자 역시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뉴타운 광역화 계획을 실현하고 뉴타운공사를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뚝섬 상업용지 매각대금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근 서울시 재무국장은 “오는 29일까지 입금이 안 되면 30일 자동으로 계약이 해제되며 이후 다시 공고절차를 거쳐 재입찰에 들어가게 된다”며 “당선자 인수위원회에도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뚝섬 상업용지 1만6,540평은 지난해 2월 입찰 과열양상으로 매각이 한 차례 보류됐다가 그 해 6월 다시 일반 공개경쟁 방식으로 매각됐다. 뚝섬 상업용지 4개 구역 중 성동구민체육센터가 위치한 2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구역이 입찰 됐는데 각각 인피니테크(1구역ㆍ2,998억원), 대림산업(3구역ㆍ3,824억원), 피앤디홀딩스(4구역ㆍ4,440억원) 등이 낙찰 받았다. 하지만 고가낙찰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면서 국세청이 이들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고, 대림산업을 제외한 두 업체는 잔금납부 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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