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국인 삶 속에 나타난 돈의 모습은?

■ 한국인의 돈, 김열규ㆍ곽진석 지음, 이숲 펴냄<br>고전·민담·예술·문학 등 통해<br>돈에 대한 사고와 철학 조명


‘푼돈’ ‘쌈짓돈’ ‘낱돈’ ‘목돈’ ‘잔돈’ ‘공돈’ ‘용돈’ ‘생돈’ ‘눈먼 돈’ ‘구린 돈’ … 이렇듯 종류가 많은 돈은 인간 욕망의 대상이자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면서 동시에 타락시키는 원흉이기도 하다. 인간이 거래의 편리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던 돈은 이제 삶의 목적이 되면서 인간이 돈버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돈과 인간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와 곽진석 부경대 교수가 한국 사회의 ‘돈’을 말한다. 저자는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의 역사 속 다양한 돈의 종류를 소개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돈의 역할, 돈에 대한 한국인의 사고와 철학을 고전ㆍ민담ㆍ문학ㆍ예술ㆍ언론 등에 소개된 사례를 통해 관찰한다. 저자들은 돈의 ‘성질머리’가 인간 사회에서 가장 고약한 변덕스럽다고 말한다. “짜고 맵다. 독하고도 구리다. 모질고도 얄궂다. 간사하고도 교활하다. 요상하기는 천 년 묵은 백여우고 독살스럽기는 만년 묵은 도깨비다. 사람의 마음이며 소망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라면 가고, 멈추라면 내닫는 고약한 심술퉁이다.” 저자들은 그러나 돈을 업신여기거나 꺼리지 않는다. 돈은 모순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모질고 고약한 성질에도 누구나 탐을 내는 이유는 돈이 삶에 축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돈이 낳는 폐단은 쓰는 사람의 문제이지 돈의 문제가 아니다. 쓰는 사람에 따라 돈은 이로운 재물(幣)이 되기도 하지만 남에게 해(弊)가 되기도 한다. 책은 구두쇠 등 민간에서 유행했던 돈과 관련된 서사, 왕조실록 등 고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돈과 관련된 일화, 돈이 사회의 변화를 견인하던 개화기 문학작품, 근대와 현대의 연극ㆍ영화에 등장하는 돈의 위상을 통해 당시의 시대 정신과 돈에 대한 철학을 읽어낸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돈 철학’은 간단하다. ‘돈이 돈을 벌고, 돈을 벌기 위해 돈을 버는’ 오늘날의 삶에서 인간은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수단이어야 할 돈이 어느새 목적이 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겨 준다. 저자들은 돈과의 관계를 엽전에서 찾는다. 겉은 둥글지만 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뚫린 엽전을 통해 둥글고 모난 ‘공방(孔方)’의 뜻을 품고 있다. 돈은 한편으로는 둥글둥글 세상을 고루 돌아 빈부격차 없이 모두가 편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돈을 벌고 쓰는 과정이 사리에 맞아야 사회가 건강하다는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