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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초고층시대] <하> 마천루는 최고의 문화상품

국제도시이미지 심는 '명품' <br>경제효과도 막대…전세계 자존심싸움 양상<br>'도심 건물도시' 로 친환경·교통감소 장점도<br>부동산 투기·특혜등 사회적 편견이 걸림돌



중국 상하이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누구나 중국에서 가장 높은 ‘진마오타워’(88층ㆍ421m)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그 배경이 ‘상하이 월드파이낸셜센터’(101층ㆍ492m)로 바뀔 것 같다. 더 높을 뿐 아니라 맨 윗부분에 구멍 사이로 하늘이 보이는 특이한 조형이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지난 2004년 오픈한 대만의 ‘타이베이101(101층ㆍ508m)’. 하지만 오는 2010년까지 완공되는 ‘예비’ 초고층빌딩까지 따지면 순위는 완전히 뒤바뀐다. 현재 1위인 ‘타이베이101’이 7위로 밀리고 현재 2위인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타워’는 11위로 아예 10위 안에 들지도 못한다.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안에서 벌어지던 초고층빌딩 경쟁은 이제 전세계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고층빌딩 하나로 국제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바뀌는 주기도 4~5년으로 점점 빨라지고 있다. 세계 1위로 예상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버즈 두바이’가 건물의 높이를 감춘 채 공사를 진행하는 것도 경쟁자들을 인식해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초고층빌딩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층빌딩을 부동산 투기나 특혜로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신성우 한양대 건축학과 교수는 “현재 도쿄에서는 100여개의 초고층이 추진 중이고 이들을 브리지(다리)로 연결해 빌딩과 빌딩 사이를 연결하는 작업까지 논의되고 있는데 서울에서는 고작 5~6개의 프로젝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며 “초고층 건축물은 도시의 기능성은 물론 물리적 이미지까지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에서는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은 단순히 50층짜리 건물을 두개 포갠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신상품이라고 말한다. 이복남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초고층 건축물은 일반건물과 달리 경제적 수명이 거의 200년을 넘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사회ㆍ문화적 파급효과가 큰 ‘건설명품’”이라며 “만약 서울에 100층 건물을 신축한다면 당장 어떤 기업이 할지, 외형은 어떻게 설계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슷한 사례로 미국이 세계무역센터(WTC)가 붕괴된 자리에 또 다시 540m(1,776피트)의 초고층 건축물을 세우면서 미국이 독립한 해인 ‘1776’을 높이로 정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낸 것을 예로 들었다. 초고층빌딩은 환경이나 교통 측면에서 봐도 장점이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는 초고층빌딩을 ‘친환경’으로 분류한다. 낮은 건축물을 넓게 깔아서 도시외형을 키울 경우 도시 과밀화는 더욱 심해지고 녹지를 확보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무한한 수직공간을 활용해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교통으로 보면 100층짜리 초고층빌딩이 ‘도심 속의 건물도시’ 역할을 하면서 오히려 10층 짜리 10개 동 사이를 이동하는 것보다 도심 교통량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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