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가는 길에 규제는 없다(?)’ 강남 집값 잡기에 ‘올인’하는 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강남권 주요 재건축아파트 값이 일제히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규제에도 재건축의 강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는 안정적인 장기 투자처를 찾는 시중 부동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장의 집값 누르기에만 급급한 정부의 재건축정책에도 근본적 방향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시내 재건축아파트 시세는 1.14%나 오르며 서울 전체 아파트 값 상승세(0.51%)를 이끌었다. 지난 2월 초 정부의 강력한 재건축 추가대책이 예고되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재건축 값은 지난주 0.56%로 상승 반전한 데 이어 오름폭을 더욱 확대했다. 특히 강남구 1.92%, 송파구 1.36%, 서초구 0.91%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대치동 청실1차 35평형이 5,000만~8,000만원이나 뛰어 9억2,000만~10억원대의 시세를 형성했고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33평형도 2,500만~3,500만원 올랐다. 강남 재건축의 이 같은 초강세는 오갈 데 없는 시중 부동자금이 안정적 투자처를 찾아 다시 강남 부동산, 특히 재건축아파트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행 규제대로라면 재건축 추진이 불가능할 정도로 투자 수익성이 없는데도 수요가 꾸준히 몰리는 이유는 강남 재건축을 더 이상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대상이 아닌 장기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요즘 강남 재건축에 투자하려는 부자들은 당장 새로운 규제가 나와 재건축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말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강남의 주택수급 상황과 도시계획을 보면 언젠가는 재건축ㆍ재개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을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투자상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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