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이치로에게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를 맞고 판정패했다.
6이닝 동안 3실점한 그는 이치로에게 실점에 직결된 안타를 맞고 고전했다.
전날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 이후 7일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우려와 달리 초반 안정적인 제구력을 자랑했다.
직구 최고 시속도 150㎞까지 찍었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의 각도도 나쁘지 않았다.
실투 2개가 장타로 이어지면서 3점을 준 것이 찜찜했을 뿐 퀄리티 스타트(선발 6회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로 제 몫은 다했다.
다만 이치로와 라일 오버베이 두 왼손 타자에게 일격을 맞고 결국 조기 강판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현진은 0-0이던 2회 무사 1루에서 이치로를 내야 안타로 내보내 위기에 몰렸다.
몸쪽에 떨어지는 커브를 결정구로 뿌려 2루 땅볼로 요리하는 듯했으나 2루수 스킵 슈마커가 제대로 잡지 못한 탓에 내야 안타가 됐다.
이치로의 타구가 워낙 잘 맞아 슈마커가 몸으로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블헤더 2차전까지 염두에 둔 양키스의 조 지라디 감독은 2회 무사 1,2루에서 보내기 번트로 착실히 점수를 쌓는 전략을 펼쳤다.
주자를 한 베이스씩 보낸 류현진은 노련한 왼손 타자 라일 오버베이에게 바깥쪽 직구(시속 143㎞)를 뿌렸다가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고 2점을 줬다.
공을 던진 뒤 실투를 직감한 류현진은 멋쩍은 미소를 짓고 패배를 시인했다.
5회에도 어렵사리 두 번째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2-0이던 6회 선두 타자 이치로에게 우측 스탠드에 박히는 홈런포를 맞고 주저앉았다.
5회 2사 만루에서 시속 150㎞짜리 직구로 후속 타자를 범타로 잡고 한숨을 돌린 류현진은 그러나 긴장이 풀린 탓인지 이치로에게 밋밋한 몸쪽 직구(시속 142㎞)를 통타당해 홈런을 내줬다.
이치로는 류현진의 초구 슬라이더를 잘 골라낸 뒤 몸쪽에 직구가 몰리자 벼락같이 잡아 돌려 우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안타왕’ 이치로는 전날까지 시즌 타율 0.265에 그쳤으나 왼손 투수를 상대로 훨씬 높은 0.358의 타율을 올렸고 그 자신감을 앞세워 류현진 격퇴에 앞장섰다.
이치로는 7회에도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타점을 올리는 등 3타점을 수확하고 6-4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에 반해 오른손 타자(피안타율 0.226)보다 왼손 타자(피안타율 0.288)에게 고전한 류현진은 이날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장타 2방에 점수를 내주며 생애 첫 양키스타디움에서의 투구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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