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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정문국 알리안츠생명 사장


[CEO와 차한잔] 정문국 알리안츠생명 사장 "은퇴설계·투자형연금 판매 주력"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사진=이호재 기자 "기본에 충실한 정도영업을 변함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보험시장이 개방되면서 신설 또는 인수합병(M&A)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졌지만 돈 주고 빼오는 인력은 결국 보험사의 코스트(비용)로 전가될 뿐입니다." 지난 2월 알리안츠생명의 사령탑을 맡은 정문국(48ㆍ사진) 사장은 "스카우트 경쟁의 후유증은 설계사 13회차 정착률을 보면 즉시 알 수 있다"면서 "보험사 간 협정이 사라지면서 무분별한 스카우트 경쟁이 번지고 있지만 제살깎기 경쟁에는 절대로 가세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알리안츠생명은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100% 출자한 회사로 옛 제일생명을 인수해 출범했다. 회사 출범 후 전임 바우어 사장까지 외국인들이 줄곧 CEO를 맡아왔지만 정 사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 경영을 맡으면서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알리안츠생명의 정도영업 성과는 각종 재무지표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6 회계연도에는 1,2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7월말 81.7%에 불과했던 13회차 유지율은 86.5%로 높아졌고, 설계사 13회차 정착률도 같은 기간 47.8%에서 7월말에는 57.2%로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정 사장은 '은퇴설계'와 '투자형연금' 판매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은퇴설계(retirement plan)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세대가 은퇴시기를 맞으면서 전세계적인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글로벌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자산을 축적했기 때문에 이들의 자산을 활용해 소득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보험사들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사뿐 아니라 은행과 증권사들까지 이 시장에 매달리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이달 중 '브랜드 이름' 공모를 거쳐 10월에는 전 영업관리자와 설계사 교육을 실시하고 11월부터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은퇴설계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우리나라의 젊은 층은 전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투자형연금 등을 통해 젊은 층의 부(富) 축적을 용이하게 만들고, 중년층에는 5~10년 사이에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강화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변액보험뿐 아니라 종신ㆍ연금보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시중에 떠돌고 있는 '매각설(說)'을 강력히 부인했다. 정 사장은 "알리안츠그룹은 2006년 3월 1,500억원의 증자를 실시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한편 RBC(위험기준자기자본제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면서 "특히 알리안츠그룹이 하나생명과 하나금융지주의 지분을 전량 처분한 것도 100% 자회사인 알리안츠생명에 집중해 한국시장의 대표 보험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자를 통해 이미 알리안츠생명 육성 의지를 보였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알리안츠는 대대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도 추진한다. 정 사장은 "과거 제일생명 당시 요지에 자리잡았던 부동산들이 신도시 개발 등의 여파로 부심권으로 전락하면서 투자가치가 떨어진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광주 금남로 사옥이 대표적인 예로 지금은 중심상권이 상무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부동산 등을 정리해 투자 가치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알리안츠생명은 한국 보험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공동 사안에 발맞춰간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생명보험사들이 공익성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익재단에 가장 먼저 출연의사를 밝힌 외국계 보험사의 하나로서 한국적인 정서를 이해하고 한국 보험시장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차원에서 4단계 방카슈랑스 철회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의사도 표명했다. 정 사장은 "다만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방카슈랑스의 주력 상품은 연금과 투자형 상품"이라면서 "보장성상품은 방카슈랑스가 허용되더라도 잘 팔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험사의 존립기반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생명은 고객중시 경영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형식적인 구호로는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다"면서 "알리안츠가 친절 캠페인ㆍ24시간 피드백 등을 진행하는 것도 공급자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으로 순응해야 살아 남는다는 철학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대화 통한 현장경영 중시 ■ 경영철학과 스타일 정 사장은 지난 2월 취임식에서 "늘 가까이 다가가 대화하면서 현장 중심의 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CEO가 외국인에서 한국인으로 바뀌면서 언어의 장벽이 사라진 만큼 보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호 신뢰와 믿음을 쌓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그는 산행과 게릴라 미팅으로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4월29일 30명의 직원과 함께 청계산 산행을 통해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눈 데 이어 오는 10월에도 관악산에서 비슷한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6월5일 퇴근 무렵 본사 8층 AA실 산하 5개 부서를 기습 방문했다. 이날 모임에서 직원들은 간접투자상품 판매계획 여부와 승진인사 실시 여부에 대해 물었고 연도대상 시상 때 교육관련 시상도 포함시켜줄 것을 건의했다. 정 사장이 이런 건의를 흔쾌히 받아들였음은 물론이다. 정 사장은 현장경영도 강화했다. 취임 이후 수시로 영업현장을 방문해 직접 회사의 경영 현안을 전달하고 영업관리자와 어드바이저들로부터 영업현황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특히 상품개발 부사장으로 근무했던 노하우를 살려 영업관리자에게 상품 판매 기법을 직접 코치하는 섬세함도 보이고 있다. 7월말 부산의 제일PA지점을 방문했을 때 "주가가 오르고 있으니까 '파워덱스연금보험'을 팔 수 있는 적기"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8월에는 동작지점에서 종신보험의 성장성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종신보험 가입자의 목적자금을 고려하면 기존 가입자의 평균가입금액 6,000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목적자금과 평균 보장금액 간의 괴리를 파고들면 종신보험을 추가로 판매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정 사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10월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화예절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회사 현실에 맞는 전화예절 지수를 개발하고 포켓북까지 제작하고 있다. 정 사장은 "서두르지 않고 정도를 걷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불건전 영업관행을 떨쳐버리기 위해 '정도영업'을 강조하는 것도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의 산물로 평가된다. 입력시간 : 2007/09/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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