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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前 회장 집유] 재판부 "에버랜드 CB 무죄"

"기존 주주가 용인한 손해에 책임묻기 어렵다"<br>"부정의도 없지만 2003년이후 456억 稅포탈은 유죄"


[이건희 前 회장 집유] 재판부 "에버랜드 CB 무죄" "3자 아닌 주주배정… 회사에 손해 안끼쳐""부정의도 없지만 2003년이후 456억 稅포탈은 유죄"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송주희 기자 ssong@sed.co.kr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민병훈 부장판사)는 이날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에 대해 '3자배정'이라고 본 기존 판결을 번복하고 '주주배정'임을 명확히 했다. 특히 재판부는 "주주이익은 회사이익과도 같다"는 논리를 개발해 CB 등을 주주배정 방식으로 저가 발행하더라도 회사손해(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판결이 나온 것도 재판부의 이 같은 논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이 전 회장의 핵심 혐의인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대해 무죄를 판결한 것은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공소사실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부실수사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에버랜드 CB 발행은 주주배정"=에버랜드 CB 저가발행 사건은 현재 1ㆍ2심에서 당시 사장과 경영실장이던 허태학ㆍ박노빈씨가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이재용씨 등에게 넘겨진 CB는 에버랜드 지배권을 넘겨주기 위한 실질적인 제3자배정이라고 보고 전환가격을 현저하게 낮게 책정해 에버랜드에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 재판부는 지난 1996년 10월 에버랜드 이사회의 CB 발행 결의나 이후 주주통지 절차에 흠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에버랜드 개인 및 법인주주들에게 CB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3자배정 방식이 아닌 주주배정 방식이었음을 명확히 했다. 이 때문에 기존 주주들이 인수권을 부여받고도 실권한 이상, 설령 그것이 비서실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실권에 따른 주식가치 하락을 (주주들이) 스스로 용인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에버랜드라는 회사에 대한 배임죄로 볼 수 없다고 봤다. 이어 재판부는 에버랜드 CB 발행 적정가격에 대해서도 "회사의 자금조달 측면에서 회사 경영자가 CB 발행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자금이 회사에 들어오도록 할 임무는 없다"며 제3자가 아닌 주주배정일 경우 저가로 CB 등을 발행해도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에버랜드 CB를 실권한 법인주주들의 경우 그 경영자들의 실권 결정은 배임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 전 회장 등이 배임 공범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특검이 이 전 회장 등을 법인주주들의 배임죄에 대한 공범으로 기소했더라면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었는데 회사(에버랜드)에 대한 배임의 공범으로 기소함으로써 무죄판결을 자초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에버랜드 CB와 유사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혐의에 대해서는 "BW의 객관적 교환가치가 5만5,000원이라는 특검의 입증이 부족하다"며 주당 순이익 증가율을 연 40%로 봐도 회사에 44억원의 손해가 산정되는 만큼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 결정을 내렸다. ◇부정의도는 없었지만 '탈세는 탈세'=반면 재판부는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시세차익을 노린 매매이거나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 전 회장이 직접 재산관리를 하지 않고 간략한 상황만 보고 받았다는 변호인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의 귀속 주체로 조세포탈의 수익자일 뿐만 아니라 최상위 지휘감독자라는 점에서 다른 피고인들보다 책임이 무겁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상장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규정이 신설되기 전인 1998년 말 이전과 1999년 이후를 나눠 판단했다. 1998년 이전은 차명으로 주식을 취득하고 양도한 것은 부정한 조세포탈로 볼 수 없다면서도 1999년 이후의 경우에는 양도차익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더라도 입출금 거래 내역 등을 종합하면 부정한 행위로 봐야 한다며 일부 유죄 판결했다. 1999년 이후 차명거래 가운데서도 조세범처벌법의 공소시효가 5년인 점을 감안하면 2003년 이후의 포탈세액 456억원에 대해 유죄로 본 것이다. 하지만 10여년간 삼성의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을 달궈온 에버랜드 CB 사건이 특검의 공소사실 입증 부족 탓에 1심이기는 하지만 이 전 회장의 무죄 판결로 결론나면서 부실수사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기소하지 않은 쓸데없는 부분에 대해 판단했다"며 "무죄부분에 대해 모두 항소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어 지리한 법정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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