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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火電 잇단 사고… 이번엔 구조물 붕괴

보일러 수리 중 비계 무너져 1명 사망·12명 중경상<br>"현장 안전문화 개선 안돼… 근무 기강 해이" 지적

지난 15일 밤 불이 나 발전기 1기가 가동 중지된 보령 화력발전소에서 이번에는 구조물(비계) 붕괴 사건이 일어나 인부 1명이 죽고 4명이 크게 다쳤다. 전문가들은 비계가 무너진 것은 부실시공이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국가기간시설 운영에 관한 직원들의 안전의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27일 한국중부발전에 따르면 이날 오전10시51분께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 중부발전 보령 화력발전소에서 5호기 보일러 내부를 수리하던 한모(40)씨 등 건설근로자 13명이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인 비계가 무너지면서 20여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들은 함께 떨어진 비계 더미에 깔렸다. 이 가운데 9명은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와 직원들에 의해 구조됐고 4명은 스스로 빠져나왔다.

그러나 정모(39)씨가 병원으로 옮기기 직전 이상 증상을 보여 긴급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숨졌다. 나머지 건설근로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박모(50)씨 등 4명은 중상이다.

이날 사고는 근로자들이 예방정비 공사를 위해 5호기 보일러 안에서 수리작업을 하던 중 2층과 7층 사이에 설치했던 비계 가운데 일부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당시 5호기는 정비를 위해 멈춰선 상태였으며 계획예방정비는 한전KPS가 맡았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비계 붕괴 사건은 부실작업이 원인이라고 했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비계에서 실수로 사람이 추락하는 경우는 있어도 비계가 붕괴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비계 설치를 제대로 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리 원자력발전소 정전 사고와 보령 화력발전소 화재 사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작업 중 안전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도 "비계 설치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잇단 발전소 사고가 터지자 지경부는 지난 17일 '긴급 에너지자원 안전점검' 회의를 열었지만 현장의 안전문화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발전소 등 관련 업무 종사자의 근무기강이 해이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터져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교수는 "정부가 발전소 등 국가기간시설 안전의 중요성을 얘기하지만 계속 사고가 터지고 있다"면서 "비계 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문화조차 지켜지지 않는데 대형 사고가 다시 생기지 말란 법이 있느냐"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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