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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를 여행할 때 '시티투어'만 한 가이드도 없다. 그 도시를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도록 엄선된 코스를 따라가니 긴장하지 않아도 되고 문화유산 해설사의 흥미진진한 설명이 곁들여지니 현지 문화와 유물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가용이 없어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여행객이라면 시티투어가 안성맞춤이다. 지난 2000년 본격적으로 선보인 시티투어는 현재 45개 도시로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남양주ㆍ안동ㆍ속초 등 3곳에서, 올해는 용인 한 곳에서 시티투어가 새롭게 운영되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소개하는 시티투어 코스를 따라가보자. ◇남양주=매월 2ㆍ4주 토요일에 운영하는 남양주 시티투어는 주로 도심 언저리를 돌아 산책하듯 떠날 수 있어 좋다. 두 가지 코스가 있으며 동부 코스는 전철 중앙선 도농역에서 출발해 몽골문화촌ㆍ피아노폭포ㆍ다산유적지ㆍ남양주역사문화관을 둘러보는 것이다. 서부 코스는 체험 위주 코스로 홍유릉ㆍ그린학습원ㆍ국립수목원ㆍ우석헌자연사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다. 몽골문화촌에서는 몽골에서 직접 가져온 장신구 및 생활도구, 부족 의상, 무속신앙용품과 악기 등이 전시돼 있으며 야외에는 몽골 전통 이동식주택인 게르를 보면서 몽골 초원의 대자연을 그려볼 수 있다. 몽골 말을 타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승마 체험장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 코스다. 동부 코스의 마지막은 다산 정약용 유적지이다. 다산이 태어난 곳이며 오랜 유배를 마치고 돌아와 숨을 거둔 고향이다. 생가ㆍ묘소ㆍ사당ㆍ다산문화관ㆍ다산기념관 등으로 꾸며졌다. 1577-2672 ◇속초=2층 버스가 명물인 속초 시티투어는 운행 중에 시야가 넓은 차창으로 바다와 설악산 등 자연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설악산ㆍ해맞이공원ㆍ속초해수욕장ㆍ수산시장ㆍ영금정ㆍ영랑호 등 관광 명소를 감상하면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린다. 속초 시티투어는 순환형으로 1일 이용권을 구입하면 원하는 정류장에서 오르내릴 수 있어 느낌이 닿는 곳에서 자유롭게 내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속초의 바다를 둘러볼 수 있는 A코스는 엑스포공원에서 시작해 석봉도자기미술관ㆍ속초관광수산시장ㆍ영금정ㆍ장사항ㆍ영랑호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설악산으로 향하는 B코스는 속초시립박물관에서 여정이 시작된다. 박물관에는 어민의 애환과 삶이 전시돼 있고 실향민들이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문화촌을 복원해놓았다. 설악산공원에 하차하면 외설악의 비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오르거나 흔들바위까지 계곡을 따라 산책도 할 수 있다. (033)631-0331 ◇안동=물이 휘감아도는 수려한 하회마을 코스와 선비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도산서원 코스 2개로 구분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출발하며 승용차를 가져왔다면 안동댐에 가는 길인 월령교에 주차하고 합류하면 된다. 하회마을 코스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월영교를 지나 안동의 전통문화를 모은 안동민속박물관을 둘러보고 낙동강변 천연 절벽인 부용대에 올라 섬처럼 아늑하게 자리 잡은 하회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도산서원 코스는 유교박물관에서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을 둘러보면서 목조건물의 배치와 서원의 기능을 배운다. 산림과학박물관에서는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통해 숲의 소중함을 터득하게 된다. 마지막 코스인 안동음식박물관에서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생신상과 전통 방식의 안동소주 제조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두 가지 코스를 여유롭게 둘러보려면 안동에서 하루쯤 묵어야 하는데 월영교에서 가까운 임청각이나 하회마을에서 고택 숙박 체험을 하면 색다른 추억거리가 된다. (054)855-7179 ◇용인=올해 첫선을 보인 용인 시티투어는 2ㆍ4주 토ㆍ일요일 2개 코스로 하루 한번씩 운행하며 죽전2동주민자체센터에서 출발한다. 1코스는 한국등잔박물관, 정몽주 선생 묘, 자연휴양림, 유적전시관, 백남준아트센터, 이영미술관 등으로 구성됐으며 2코스는 자연휴양림ㆍ삼성화재교통박물관ㆍ와우정사ㆍ농촌테마파크ㆍ농도원목장 등으로 이뤄졌다. 1997년 개관한 한국등잔박물관은 우리 곁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등잔의 역사를 보전하기 위해 마련된 곳으로 세브란스 의사 출신인 김동휘씨가 사재를 털어 40여년간 수집한 등잔들을 전시하고 있다. 2008년 개관한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비디오아트의 미켈란젤로'로 일컬어지는 백남준 선생이 40여년간의 작품 동을 통해 남긴 삼원소ㆍTV물고기ㆍTV시계ㆍ로봇K-456 등 작품 67점과 개인 사물 3세트 등을 소장하고 있다. (031)276-8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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