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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지사 출마가 거론됐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11일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야권의 전남지사 경선구도는 이낙연, 주승용, 김영록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연합의 이석형 전 함평군수 간 ‘4자 대결’로 좁혀졌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광과 보람이 있는 전남지사 보다는 가시밭길의 중앙정치를 하겠다”며 “이번 지방선거와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는 물론,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목표로 통합신당을 위해 한 몸 불사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불출마 선언에 앞서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만나 전남지사 출마 문제에 관한 조언을 구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의 전남지사 불출마 결정에는 민주당과 안 의원 측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 창당 선언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 의원은 ‘안철수 신당’의 후보가 전남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에 비해 높은 지지율을 얻을 경우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통합신당 출범으로 ‘야권 단일구도’가 형성되면서 출마의 명분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박 의원은 “‘안철수’라는 태풍이 호남을 강타했고, 이를 막기 위해 전남지사에 나서려 했던 것”이라면서 “이제는 통합을 하게 됐으니까 다른 분들에게 기회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남지사를 놓고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은 물론 새정치연합 측 인사까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박 의원까지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 당내 갈등이 불거지며 통합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당 대표를 노리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까지 (당권 도전) 계획은 없다”며 “지금은 (통합신당을 주도하고 있는)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을 위해 협력할 때”라고 답했다.
민주당 내에서 가장 강력한 전남지사 후보로 꼽혔던 박 의원의 불출마 소식에 경쟁후보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 의원이 후배 정치인에게 길을 열어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호남의 대표 정치인으로서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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