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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이라던 ‘아해’ 사진, 갤러리선 ‘기껏해야 100만원’

점당

유병언 일가의 관계사들이 유 전회장의 사진작품을 사들이면서 매입가를 시장 적정가보다 50배나 뻥튀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화랑업계에 따르면 미술전문가들은 유 전회장이 ‘아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아마추어 수준의 작품’으로 평가하고 시장에 내놓을 경우 거래가격이 100만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작품을 직접 매매하는 서울 A갤러리 관계자는 “작품구성이 몇 장으로 이뤄졌느지, 인화 방식이 어떤지 액자는 뭘 썼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굳이 유 전회장의 사진에 가격을 매긴다면 100만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아주 후한 값을 받을 때도 있다”며 “하지만 이 경우에는 아무리 잘 쳐줘도 500만원 이상은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갤러리 큐레이터를 지낸 B씨도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이라면 액자와 인화 가격 이상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며 “기껏해야 100만~150만원을 받으면 아주 잘 받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사진작품 400점을 점 당 최고 5,000만원씩 약 200억원을 받고 관계사에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이라면 시장 적정가와 비교할 때 50배나 부풀려진 셈이다. 유 전회장 일가 계열사 중 한 곳인 ‘아해’의 전직대표 이모씨도 지난 1일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사진 8장을 1억원에 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전문가들도 이 작품이 수 천 만원을 받을 만큼 수준 높은 게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상명대 사진학과의 한 교수는 “5,000만원이면 국내 사진작가 중에서도 탑 클래스급”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렇게까지 작품성이 뛰어난 사진인지는 모르겠고 아마추어 사진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또 “합리적인 가격이 되려면 나중에 되팔았을 때 그(5,0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시장에서 그 가격에 살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백제예술대 사진과 교수 역시 “(유씨 작품은)최근 사진작가협회에서 개최한 전시회에 출품된 아마추어 작가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특별히 예술성이나 작품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정상적인 거래 절차를 거쳤는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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