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베트남에서 조성됐다고 알려진 100억원대 비자금 중 일부가 국내에서 조성돼 윗선에 전달된 흔적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9~2012년 베트남 고속도로사업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에 지급할 대금을 부풀려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은 24일 구속된 박모(52) 전 베트남법인장(상무)이 주도했으며 이 가운데 40억여원은 국내에 반입돼 정관계 로비 등으로 쓰였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비자금의 '국내 반입' 경로를 중점적으로 수사해왔으나 최근에는 비자금의 일부가 처음부터 국내에서 조성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자금은 바로 기업 고위층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비자금이 국내에서 조성된 물증만 확보하면 '윗선 수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비자금 조성을 공모한 포스코건설 협력업체 관련자를 불러 비자금의 국내 조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23일엔 흥우산업의 임직원 2명을, 24일에는 흥우산업의 계열사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또 2009~2011년 박 전 상무의 직속상관이었던 또 다른 박모(54) 전 상무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의 흐름이 어느 정도 규명되면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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