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한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 이번 '검사의 난'의 도화선이 됐던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은 이날 조만간 사퇴할 뜻을 밝혔다. 최 중수부장은 이날 오전8시5분께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여러모로 송구하고 감찰 문제가 종결되는 대로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최 중수부장은 감찰본부의 조사가 매듭지어지는 대로 검사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장과 최 중수부장은 그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오다 최근 중수부 폐지와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의 비리 파문 등을 두고 크게 충돌해 검찰 지휘부 내분을 일으켰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도 29일 "사퇴를 하려면 내가 해야 하는데 어떻게 총장님한테 사퇴를 건의할 수 있겠느냐"며 우회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최 지검장 역시 검찰의 치안유지 역할이 중요해지는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성급하게 사표를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편 고대 법대(77학번) 출신인 한 총장이 중용했던 검찰 주요 인사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른바 '고대라인'을 타고 승승장구했던 간부들로는 최 지검장(80학번)을 비롯해 이진한 대검 공안기획관, 김영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이금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박계현 대검 대변인 등이 꼽힌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내홍이 한 총장이 힘을 불어넣었던 고대 출신과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비고대 출신 간 파워게임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