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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13일] HTC의 높아진 콧대

"삼성전자의 갤럭시S의 디자인은 싸게(cheap) 보입니다." 피터 초우 HTC 대표는 지난 주 대만 HTC 본사에서 자사 스마트폰인 '디자이어HD' 론칭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HTC는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다. 회사명도 'High Tech Computer'의 약자로 다소 투박해 보인다. 이러한 HTC의 제품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폄하할까. 초우 대표가 이러한 발언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HTC의 무서운 성장세가 있다. HTC는 현재 전세계 안드로이드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0.87초에 한 대씩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초에는 구글이 디자인한 '넥서스원'을 내놓으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고 조만간 4.3인치 LCD를 탑재한 '디자이어HD'를 출시하여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IT(정보기술)업계에서는 HTC를 '대만의 삼성전자'라 부르기도 한다. 대만 내에서의 인기도 높다.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유명 전자상가인 '광화상장'에서 만난 휴대폰 판매업자 마크씨는 "현재 HTC의 제품이 제일 잘 나간다"며 자신도 HTC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잘나가는 HTC에 비해 국내 스마트폰 업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LG전자는 '옵티머스'시리즈로 반격을 노리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 다툼에서 한참 뒤쳐졌다. 국내 스마트폰 업체가 부진한 이유로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비하지 못한 안일함을 탓하는 의견이 많다. HTC 같은 경우 2006년에서야 자체 브랜드를 가질 정도로 출발이 늦었지만 스마트폰에 집중하여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에 비해 국내 휴대폰 업계는 시장을 너무 낙관했다. 몇 년 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휴대폰시장에서 잘나갈 때만 해도 삼성전자를 상대로 도발하는 HTC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현재 스마트폰 열풍은 HTC와 같은 신생업체는 기회고 기존업체에는 위기다. 결국 우리 업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위기가 깊어질 수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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