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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관심의 미덕(美德)

박봉규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로터리] 관심의 미덕(美德) 박봉규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박봉규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한 가장(家長)이 있었다. 집안일에는 소홀한 채 일 밖에 모르면서 앞만 보고 살아온 사람이었다. 주말에는 피곤을 달래느라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자기중심적인 아빠였다. 그 일요일 아침에도 그는 자신을 위한 일로 분주히 스케줄을 짜고 있었다. 부인이 “그렇게 있지만 말고 집안일에도 신경 좀 쓰고 애들하고 바깥에라도 좀 나가봐요”라고 바가지를 긁기 전까지는 그렇게 했다. 그는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교외로 향했다. 아이들과 낚시도 하고 숲속을 걷다가 개울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그날 저녁 그는 “정말 피곤하고 힘든 하루였다”고 생각하면서 잠을 청했다. 같은 시간, 옆방에서는 아이들이 일기를 쓰고 있었다. “오늘 아빠와 함께 야외에 갔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오늘처럼 즐거운 날은 없었다.” 모두가 바삐 돌아가는 세상이다. 옆집에 누가 무엇을 하며 사는지, 요즘 같은 세상에 직장에나 제대로 다니는지, 또 내 옆자리 직장 동료의 아이는 몇 명인지, 집안 형편은 어떠한지, 이런 일상사들은 나의 관심대상이 될 필요가 없는 세상사인 양 사람들은 오로지 나에게만 몰두해 살아간다. 나에게는 지극히 작은 것일지라도 내가 한번만 뒤를 돌아봐주면, 내가 따뜻한 말 한마디만 해주면 받는 사람에게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들이 얼마든지 있다. 축구선수 박지성을 세계적인 선수로 만든 것은 ‘정신력이 뛰어나다’는 히딩크의 관심어린 칭찬이었고 최불암을 대배우로 키운 것은 ‘노인연기를 잘한다’는 선배의 작은 덕담이었다고 하지 않는가. 공동체의 실현,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일요일 시간의 한 자투리를 떼어내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즐거움이 되듯, 나의 작은 관심과 정성이 다른 사람의 생활 좌표를 바꿔놓는 일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것은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다.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추석이 다가 오고 있다. 오늘, 우리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내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손길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의 미덕을 실천해보자. 입력시간 : 2004-09-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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