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남철 선생님이 지병으로 오늘 오전10시30분께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평소 혈압이 높았고 만성 신부전증이 있어 건강이 안 좋았던데다 최근 식사를 못해 많이 쇠약해진 상태였다"며 "오늘 아침에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져 결국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원로 코미디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방송가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개그맨 이병진은 자신의 트위터에 "신인시절 돋보기를 코끝으로 걸치시며 '넌 이름이 뭐니?'라고 물으셨고 '너 잘하더라!'고 칭찬해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게 힘이 돼 주셨던 선배님이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애도했다.
1972년 TBC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고인은 MBC '웃으면 복이 와요' '일요일 밤의 대행진' '청춘행진곡' '청춘만만세' 등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코미디언 남성남(82)과 콤비로 1960∼1970년대 한국 코미디를 이끌며 '왔다리 갔다리 춤' 등 한 시대를 풍미한 히트작을 내놓기도 했다. 꾸준히 콤비로 활동해온 이들은 2000년대 들어 SBS '폭소클럽'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후배 코미디언들과 함께 무대에 섰고 지난해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복고 클럽' 코미디 공연을 펼쳤다.
오랜 콤비의 죽음 앞에 남성남은 "이틀 전에 마지막으로 봤을 때만 해도 밝은 표정으로 서로 농담을 주고받았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은 전혀 몰랐다"고 애통함을 드러냈다.
한국 코미디에 공헌한 공로로 고인은 2000년 제7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문화관광부장관표창, 2011년 제2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빈소는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23일 오전6시30분이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아들 윤길영씨가 있다. 코미디언협회는 장례를 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르는 방안을 유족과 상의 중이다. (02)3010-2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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