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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회복 기미 안보이는 설비투자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크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경기 회복은 물론 성장잠재력 확충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산업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14.4%로 지난해 29.7%의 절반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이처럼 크게 둔화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제조업 총투자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IT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72.8%에서 올해는 6.8%로 크게 위축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투자가 부진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분별로는 수출부문의 투자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둔화되는 반면에 내수부문의 설비투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내수부진을 꼽아 기업들이 아직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내수가 회복되면서 5%선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수익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투자를 꺼린다. 문제는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기회복 속도가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전반의 성장잠재력 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우리경제가 5% 정도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 고유가와 환율하락, 중국 위앤화 절상 가능성 등 대외 악재를 감안할 때 수출부문에서 어느 정도 주름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 및 가계부채의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비추어 민간의 소비여력이 별로 향상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투자마저 부진할 경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제고하는데 좀 더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린 가운데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여력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규제완화 지연 등 열악한 투자환경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한편 기업도시 활성화 등 투자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경기 회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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