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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흘리는 '행복한 눈물'의 여인

파야 명품풍자 '노블레스 칠드런'전 열려


명품이 뭐길래. 동경의 대상이자 욕망의 결정체인 명품은 대량생산과 자본주의를 비꼬는 팝아트의 품 안에서 현대미술이 즐기는 소재가 됐다. 젊은 사진예술가 파야(본명 김상호ㆍ33)는 해학적으로 명품을 다룬다. 루이비통 백을 거만하게 든 아이. 구찌와 발리 가방을 메고 프라다와 페레가모 구두를 신고 으쓱거린다. 명품 그림으로 분류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속 여인은 눈물이 아닌 침을 흘리고 있다. 그의 개인전 ‘노블레스 칠드런’이 청담동 네이처포엠 내 박여숙화랑에서 9월2일까지 열린다. 전시 제목처럼 그 작품의 키워드는 명품과 아이들. 명품을 착용한 아이들은 냉소적이면서도 공허한, 만화적인 표정으로 관람자를 빤히 쳐다본다. 닥종이 인형 같은 그 표정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연출사진에 포토몽타주 기법으로 가공한 것. 따라서 작품은 디지털 기법과 아날로그 화법이 뒤섞인 ‘디지털 회화’로 분류된다. 작가는 “명품의 개념을 모르는 아이들의 캐릭터화 된 표정들은 웃음과 조소의 중간쯤에서 감격과 공허를 동시에 드러낸다”면서 “명품에 대한 현대인들의 열망, 과장된 속성과 허구적인 포만감을 통해 이런 ‘알 수 없는 초상’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작품 속 명품들은 ‘진품 신상’이다. 루이비통 코리아의 경우 신상품 촬영이 외부에 엄격히 금지되지만 이례적으로 파야의 작업에 전폭적으로 협조했다. 명품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넘어, 소비자들이 명품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스스로 자문하며 해석의 여지를 준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물결 파’에 ‘흐를 야’자를 쓴 예명 파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든다’는 뜻으로 직접 지었다. 패션모델이 꿈이었던 어머니의 소원을 담은 ‘마더 패션&픽션’ 등 현실 상황을 연출한 사진으로 미술계의 호평을 받아왔다. 2004년 사진비평상 작가부문을 수상했고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 22점이 선보이며 가격은 300만~600만원선. (02)549-7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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