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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경기 '바닥 모를 추락'

10월 신규 건설·허가 실적 사상최대폭 감소<br>집값도 가파른 하락등 관련지표 모두 최악<br>"주택경기 풀리지 않으면 경제 회복도 요원"



미국 경기회생의 최대 관건인 주택경기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주택관련 경제지표가 모두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주택경기가 풀리지 않는 한 미국의 경기회복도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건설 경기 현황을 보여주는 신규 주택 건설 및 허가 실적이 사상 최대 폭으로 추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신규 주택건설 실적은 79만1,000채로 전월 보다 4.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5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저조한 것이다. 신규 주택건설 실적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년간 38% 떨어졌고, 주택시장의 정점이었던 지난 2006년 초에 비해서는 70%나 줄었다. 10월 주택건설 허가 실적도 70만8,000채로 전월 보다 12% 감소했다. 이 역시 기존의 역대 최저 수준인 1975년 3월의 70만9,000채를 갈아 치웠다. 단독주택 허가건수는 14.5% 급감한 46만 채로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주택 허가 실적은 향후 건설경기 추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선행 지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택건설 경기가 개선되기보다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신용경색-> 소비 등 실물경기 악화-> 주택가격 급락-> 주택 매수세 실종-> 경기침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경기가 지난 9월과 10월 신용위기 악화로 더욱 심화됐다"며 "주택경기의 회복이 더욱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값의 하락세도 전례 없이 가파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미국 대도시 5곳 중 4곳의 주택가격이 하락, 집값이 하락한 지역의 비중이 지난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9% 하락했고 주택 판매도 8% 감소했다. 주택건설업협회(NAHB)의 11월 주택시장 신뢰지수도 전달의 14에서 크게 떨어진 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수가 50이하면 주택시장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신뢰지수 9는 지수가 조사된 198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은 금융위기의 중심에 놓여 있다"며 "주택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금융 시스템의 안정도 경기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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