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터리] 우리 쌀을 먹어야 할 이유
입력2005-09-19 15:40:34
수정
2005.09.19 15:40:34
박명광 <국회의원·열린우리당>
경제학에 ‘외부효과’라는 게 있다. 참여자의 어떤 경제적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은 혜택이나 손해를 가져다줌에도 이에 대해 아무런 대가를 지불받거나 지불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외부효과에는 공장의 오염물질처럼 부정적인 것이 있고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것 같은 긍정적인 것이 있다.
긍정적인 외부효과가 막대함에도 사람들이 흔히 그 의미를 놓치는 것이 바로 벼농사다. 지난 2003년 기준 우리나라의 논은 112만ha로 전국토 면적의 11%에 이른다. 이 넓은 면적에 벼농사를 짓기 위해 설치한 논둑이 여름철 홍수를 막는 데 엄청난 기여를 한다. 홍수 때 논에 가둬둘 수 있는 물의 양은 총36억톤이다.
이는 춘천댐 저수량의 24배로, 그만한 저수지를 새로 만든다면 무려 15조원이 든다고 한다. 벼농사의 외부효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밭은 산비탈에 있어서 비가 오면 흙이 쓸려가지만 논은 토양유실을 막아준다. 이밖에도 벼는 물을 깨끗이 하고 산소를 내뿜기도 한다.
그런 벼농사의 긍정적 외부효과가 지속되기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다. 시장개방의 거센 파고로 이제 외국 쌀이 시장에 팔릴 상황이다.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는 시장개방을 거부하는 고립정책으로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개방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벼농사를 포기할 수도 없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농민들이 나서서 값싼 외국 쌀을 이겨낼 수 있도록 국산 쌀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소비자들이 최대한 우리 쌀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 쌀을 먹자는 것은 단지 ‘우리 것’이기 때문에 이용하자는 민족주의적 발상이 아니다. 농민을 돕자는 동정적 시각도 아니다. 벼 재배면적이 줄어들수록 벼농사의 긍정적 외부효과는 줄어들고 결국 그 비용을 우리 국민 모두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쌀을 외면하는 순간부터 외부효과는 사라지게 마련이다. 나가지 않아도 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소비자들의 가장 현명한 선택은 바로 우리 쌀을 먹는 것이다.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