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영국 런던과 같은 국제금융중심지를 만들기 위해 파리에 영어로 통용되는 증권거래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모국어에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가 이같이 나오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랑스는 아울러 금융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각종 세금도 대폭 경감키로 했다. 크리스티앙 라가르드(사진) 프랑스 재무장관은 8일 “파리를 영국의 금융 중심지인 ‘시티 오브 런던’과 같은 국제적인 금융도시로 만들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수많은 규제 및 세금을 줄이고 영어 전용 증권거래소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은 그 동안 파리가 각종 규제 및 과도한 세금 정책 등으로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 비해 금융적인 기능이 크게 뒤떨어져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한 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파리는 국제 금융도시 경쟁력 순위에서 홍콩ㆍ싱가포르ㆍ취리히ㆍ포르투갈에도 뒤진 11위에 그치고 있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라가르드 장관은 영어에 능통하며 지난 6월 프랑스 내각 개편에서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프랑스 뿐 아니라 선진 7개국(G7)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프랑스 재계 관계자들은 “파리를 국제금융 도시로 육성하기로 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 이라며 “국제적인 회사들이 상장을 위해 몰려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뉴스는 “라가르드 장관의 발언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광범위한 경제 개혁 의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경제가 정부의 규제 및 간섭이 적은 미국이나 영국의 경제모델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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