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가 경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정부와 한은이 추진하고 있는 재정·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부양에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정부와 민간의 자발적 구조개혁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경제전문가들도 대부분 이 총재의 인식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며 구조조정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도 밝혔듯이 전 세계적인 저성장·저물가 현상을 극복하려 미국·유럽 등 각국이 총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경기대책과 함께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 내부 저항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G20 회의 때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 사이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용 구호를 응용한 '바보야 문제는 실천이야'라는 말이 유행했겠는가.
우리가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험했듯이 구조개혁에는 고통이 필수적으로 수반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구조개혁이 뒤따르지 않는 경기부양책은 반짝 회복에 그칠 뿐 근원적 처방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한국 경제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라도 구조개혁은 건너뛸 수 없다. 경제계는 구조개혁 전반에 대한 사회적 '공론(公論)'을 끌어내는 한편 정치권도 경제입법들로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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