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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잠에서 깬 용' 중국의 야욕을 경계하라

■ 용의 유전자 (에릭 두르슈미트 지음, 세종서적 펴냄)<br>경제 위상 드높이며 국제질서 주도<br>군사력 증강등 패권주의 강화 우려



나폴레옹은 200년 전 "용을 경계하라. 용이 잠에서 깨어나면 세상이 요동친다"는 말을 남겼다. 유럽의 패권자가 중국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서양은 그동안 중국을 '잠자는 용' 혹은 '빗장을 잠근 나라'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최근 행보는 경제는 물론 국제적 지위, 안보와 군사 관계에서도 상당히 진전하며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이렇게 선언하기도 했다. "우리는 외국이 간섭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중국인들에게 19세기는 치욕의 시대, 20세기는 회복의 시대였고 21세기는 우수성을 떨치는 시대가 될 것이다."중국이 세계 권력 구조에서 또 하나의 중심 세력이 되기를 갈망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2040년까지 중국이 생산하는 부가 미국과 EU를 합한 것보다 2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나올 정도로 중국의 경제적 지위는 빠르게 올라왔다. 우주인 배출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이 보여주듯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다. 최근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분쟁은 중국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과거 전쟁으로 얼룩졌던 혼란의 역사를 딛고 중국의 꿈이 21세기 들어 속속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경제력을 기반으로 커가는 중국의 민족주의, 패권주의 기류에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종군기자 출신의 저자는 칭기즈칸과 그 후계자들의 유럽 대륙 침략에서부터 15세기 초 명나라 정화(鄭和)의 대항해, 티베트 점령, 한국 전쟁, 미국과 중국의 정찰기 충돌 등 지난 1,000여년 동안 중국의 팽창 역사를 조명하며 중국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한다. 저자는 "베이징의 야심적인 군 현대화 계획과 강해지고 있는 민족주의는 주변국들에 불안감을 안겨주면서 주변 지역 정세를 해칠 것"이라며 "중국은 태평양을 여전히 자국의 호수로 간주하는 미국을 몰아낸 뒤 태평양의 새로운 맹주가 되고자 애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중국의 미래를 장밋빛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중국의 대도시들은 가난한 농촌 출신 노동력을 흡수할 여력이 없다. 1989년 6월 천안문 사태에서 보듯 중국 공산당 정권은 강압적인 관료주의적 권력 속성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에 비판적인 국민에 대한 압박, 고문과 인권 침해, 자국민에 대한 테러도 되풀이되고 있다. 민주체제와 인권 존중, 기본적인 자유 허용, 법치를 중국 공산당에 요구하고 있는 중국 젊은이들도 중국에게 위협요소라고 저자는 지적한다.'배는 바다 위를 다니지만 바다는 한순간에 그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중국 속담이 중국에서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가능성에 앞서 미국에 맞설만한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군 현대화 계획과 민족주의에 대한 경계감을 감추지 않는다. 중국이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될 미래의 세계 구도를 우려하며 과거 중국 역사를 거울 삼아 "용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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